다산의 독서 전략 - 21세기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권영식 지음 / 글라이더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애들 여름 방학 때 전라남도 강진에 위치한 "다산 초당"에 다녀왔다. 언젠가는 꼭 한 번 들러봐야지 했던 곳이지만 부산에서 거리가 멀어서 늘 망설이곤 하던 곳이었는데, 큰 마음 먹었었다.

강진을 향해 가면서 서울에서 이 먼 마을까지 유배왔을 정약용을 생각해봤다. 정말 먼 거리까지 와서 가족들과 헤어져, 죄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 절절히 느껴졌다.

강진까지도 힘들었지만, 다산초당을 오르는 길이 참 험난했다. 땀 뻘뻘 흘리며 오르고 보니 너무나도 단촐한 다산초당. 그곳에서 글을 읽고, 책을 쓰고, 후학을 가르쳤을 정약용을 생각했다. 한참동안 그 감동이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산에 대한 책을 모으고 읽고 있는 중인데 올해가 다산 탄생 250주년이라 그런지 참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 한 권이 바로 "다산의 독서 전략"이다.

이 책은 전체 5부로 나눠져 있는데 1부에서는 다산의 생애와 다산의 책읽기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고, 2부에서는 다산의 독서 방법 중 제일 중요한 정독에 관해서, 3부는 질서(메모하며 글을 읽는 방법), 4부에서는 초서(베껴쓰면서 글을 읽는 방법), 마지막 5부에서는 정약용 외에 지식인들의 독서 전략이 간략하게나마 소개 되어 있다.

다산의 생애는 여러 책에서 읽었는데 이번에 특별히 와 닿았던 것은 다산의 아버지가 사도세자의 죽음으로 벼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 있으면서 다산의 공부를 직접 챙겨 봤다는 것이다. 이때까지는 다산을 그저 천재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착각이 아니었을까? 아버지가 직접 교육을 챙김으로써 어린 시절 좋은 습관이 평생 학문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서 다산도 유배 기간동안 자식들과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때로는 자식을 강진에 머물게 하면서 자식 교육을 돌보았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다산이 아들들에게 해 준 말이 정말 좋아서 밑줄을 쳐 놓았는데

"독서는 비천한 사람을 품위있게 만드록, 무의미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에게 자신의 환경을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바로 독서다"(P54)

독서에 관한 이 같은 확신이 있었기에 자신도 18년이란 긴 세월동안 책을 놓지 않았고,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다산이 독서의 방법으로 제시한, 정독, 질서, 초서의 방법이 우리 범인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소설 책을 읽으면서, 정독하고, 항상 의심하여 메모 하고, 중요한 구절을 베껴쓰지는 않을 것이니까. 하지만 다산이 말하는 독서를 학문하는 자세에 맞춰 생각해 보면 되리란 생각을 했다. 즉 독서방법보다는 학문하는 자세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구성이 조금 산만해서 읽기가 불편했는데, 중간 중간 다산의 저서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 부분이 있다. 그야말로 중간에 뜬금없이 소개되어 내가 읽고 있던 구절이 갑자기 없어지고 책 소개가 나와서 처음에는 불량인줄 알았다. 독자를 배려하여 완벽하게 한 장이 끝나고 저서를 소개 하든지, 아니면 따로 코너를 만들어서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았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다산의 독서 전략인데 다산 외에 다른 사람들의 독서 전략이 소개 되어 있어서 백화점 같이 상품만 진열한 느낌이 들었다. 다산과 비교 정도는 해 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을 쓴 저자가 다산의 독서법에 관해 많은 책을 보고 연구를 한 까닭인지 다양한 책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되었는데 그 책의 리스트가 책의 끝에 나와 있어서 앞으로 다산에 대한 책은 여기서 다 찾아 구입하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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