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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뒷모습 - 야구 스포츠 구기 취미 레저 오락 한국에세이
고석태 지음 / 일리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제 5 공화국이 들어서고 얼마 있지 않아 프로야구가 생겼다. 그 당시만 해도 프로야구는 대한민국 국민을 우민화 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가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700만 관중시대를 맞아 남성들 뿐 아니라 여성, 그리고 아이들까지 프로야구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 이른바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아 간다. 나 역시 어릴때부터 롯데를 응원해 왔고, 지금 이 순간도 목이 터져라 플레이오프 경기 중인 롯데를 응원하고 있다. 내가 어릴 때는 야구 소식을 전해 주는 것은 TV, 라디오, 신문 밖에 없었다. 경기를 놓쳤을 때는 다음날 신문 기사를 읽으며 그 전날 경기를 복기하곤 했다. 야구 경기에서는 기자들의 역할이 무척 컸었다. 그랬기 때문에 어릴 때 야구 기자가 되어볼까 하는 꿈이 있기도 했으나, 문장력이 워낙 약한 탓에 일찌감치 접었다. 나의 눈엔 야구 기자가 야구 선수만큼 대단해 보였다. 그 대단한 기자 중 한 명인 고석태 기자가 20년 11개월 야구 기자로서 스물 한 시즌을 치르고 현장을 떠나면서 그동안 쓴 기사를 모아 책을 냈다. 어떤 한 분야에서 20년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한 분야의 전문가라 말 할 수 있다. 베테랑 기자가 21시즌동안 써 낸 기사들이 상당히 궁금했다. 얼른 책을 펼쳤다.
책의 첫 장은 최동원 VS 선동열이다.
롯데 팬으로서 최동원과 선동렬의 인터뷰 장면이 책의 첫장을 장식하는 것이 참 기분 좋았다. 작년에 영화 '퍼펙트 게임'으로 다시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던 두 전설의 대결. 사실 최동원의 전성기가 지난 뒤 맞붙은 게임이라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끝까지 던졌다는 것이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업적이라 여긴다. 그런 두 전설의 인터뷰를 이끌어 냈다니 대단한 역량을 가진 기자란 생각을 했다. 박찬호를 비롯한, 이승엽 등 대한 민국 야구의 위상을 높인 해외파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어렸을 때 관심이 없어서 알지 못했던 프로야구 뒷면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KBO 총재들과 정치 이야기는 처음 접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한국 야구의 선구자들이라 하여 한국 야구를 처음 만들어갔던 영웅들의 이야기도 신선했다.
다만 책이 급하게 쓰여진 듯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게 편집되지 않은 것이 좀 안타까웠고 자신의 기사만에 한정된 이야기라는 점이 아쉽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표지의 연필화이다. 사실 연필화는 실물과 많이 비슷하지 않으면 보기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실물과 전혀 닮지 않은 연필화는 미스가 아닐까 싶다. 신문기사에 포함된 멋진 사진도 많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 봤다.
대한민국 야구. 31살이나 되었다. 한국 야구의 역사를 정리할 다양한 분야의 책이 나와서 국민들에게 다양하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는 책이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써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