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를 걷다 - 몽블랑 트레킹
나두리 지음, 박현호 사진 / 책나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나에겐 꼭 가봐야할 꿈같은 여행지 2곳이 있다. 히말라야 트레킹과 알프스 트레킹이다.

전문 산악인도 아니고, 등산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트레킹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미국 여행을 할 때 만난 트레킹족 때문이었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자기 키만큼 큰 베낭을 메고,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우리는 가벼운 차림으로 차에서 내려 곳곳에 들러 사진만 찍는데 그 사람들은 자기 발로 자기 속도에 맞춰 걸으면서 자연을 느끼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맞다. 여행은 정말 저러 해야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디 가보고 싶냐고 물으면 히말라야와 알프스 트레킹이라고 대답은 한다. 그래서인지 히말라야, 알프스 트레킹에 관한 책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전에 '히말라야 걷기 여행'이라는 책을 읽었다. 의사가 쓴 책인데, 전문 산악인은 아니지만 트레킹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코스 선택, 하루 하루 걸어서 가면서 찍은 사진, 책 속의 책 소개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알프스를 걷다' 이 책 소개를 보는 순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없이 바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중년의 여성으로 산과 별로 친하지 않았었는데 갑작스럽게 여행 제안을 받아 몽블랑 트레킹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등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중년의 여성이 트레킹에 관한 책을 쓴다니 내용이 다소 부실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잘 모르고, 처음 하는 경험이라 그런지 아주 사소한 작은 일까지도 자세히 써 주었다. 트레킹을 위해 필요한 물품 하나하나, 비행코스, 몽블랑을 중심으로 160km를 걸어야 하는 9일간의 여정 곳곳의 풍경 설명 및 개인 감성 등이 잘 나타나 있었다.

몽블랑 트레킹의 장점은 일주일 내내 걸어들어가야만 산을 볼 수 있는 다른 트레킹과는 달리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 내려올 수 있는 접근성이라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할아버지 할머니 가족 단위의 트레킹족들이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여행기가 그렇듯이 이 책에도 멋진 풍경 사진이 소개 되어 있는데,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이 이 팀의 리더였다. 몽블랑 트레킹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책만 봐도 시원함, 아름다움때문에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만년설 가득한 산이 내 눈앞에 있고, 주변에는 파릇 파릇한 풀과 이름 모를 들꽃이 한가득 피어 있는 환상적인 장면들을 보니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몽블랑 트래킹 코스 중 한 곳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몽블랑이 프랑스에 있긴 하나 트레킹 코스는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인사말도 각각 다르고 사람들의 풍경도 다르다고 하는데, 가는 곳마다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주변 상황 묘사 등도 훌륭하게 잘 되어 있었다.

텐트를 치기도 하고 산장에서 자기도 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하면서 코스 완주를 위해 걷고 또 걷는데 마지막엔 팀과 떨어져서 '조난 당할 뻔 한' 사건이 일어나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다.

중년의 여성, 별다른 트레이닝을 받지 않고 트레킹을 시작한다고 할 때부터 기본 체력 준비가 너무 안 된것 아닌가 싶었는데, 이 책 곳곳에 체력 고갈로 인한 고생, 팀에 끼친 피해등이 자세히 묘사 되어 있어 내가 만약 트레킹을 떠난다면 철저히 준비하여 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여행이 되어야 겠다고 결심하는 '타산지석'이 되었다.

초보라서 어려운 점 힘든 점도 많이 노출된 여행기였는데, 오히려 그래서 우리 중년 여성들에게는 희망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아~ 나도 떠나고 싶다. 알프스 몽블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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