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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1 - 열다섯 살 소년의 위험한 도망기 ㅣ 놀 청소년문학 15
팀 보울러 지음, 신선해 옮김 / 놀 / 2012년 2월
평점 :
팀 보울러의 작품을 오랜만에 선택했다.
사실 나는 작가의 힘을 믿는 편이다. 작가의 한 작품이 좋으면 다음 작품은 미련 없이 선택한다. 설사 선택한 작품에서 실망할지라도 또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팀 보울러의 작품은 참 아름답다. 사람들은 판타지라고 한 수 접어주는 경향이 있는데, 성장 소설로서 판타지만큼 아이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기 좋은 쟝르가 어디에 있으랴. 그런데 팀 보울러가 이번에는 리얼리티를 선택했다고 한다.
나는 또 "오호!"라고 감탄사를 외치며 책을 펼친다.
이 책의 부제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소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망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소년이라니 얼마나 독한 아이일까? 위험한 도망기라니 도대체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걸까? 소년의 뒤를 쫓아가는 것은 누굴까? 마피아? 아니면 경찰? 궁금함을 뒤로 하며 책을 펼친다.
주인공인 15살짜리 소년이 자신을 블레이드로 부르라며 나를 부하 취급한다. 자기가 대장이라며 명령을 한다. 지금부터 이야기를 할테니 믿든지 말든지는 나의 몫이란다. 이런 건방진....하지만 나는 안다. 이 아이가 하는 말을 모두 믿어줄거라는 것을... 블레이드는 작은 도시에서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간다. 어느날, 다른 소매치기 아이들에게 영역 침범이란 이유로 발가벗긴 채 매를 맞은 후 한 노파의 도움으로 그 노파 집에 가서 옷을 얻어 입게 되는데, 그 집에서 괴한들에게 노파가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이제부터 블레이드의 도망이 시작된다.
어떤 이유로 어려서부터 "관찰 훈련"을 받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뛰어난 관찰력으로 브레이드는 도심속에서 도망을 다닌다. 때로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말이다. 그가 가진 규칙
'몰래 들어가 몰래 머무르다 몰래 나온다'에 철저히 따르면서...
도망다니면서도 그 집에 있는 책을 아주 진지하게 읽는 매력도 보여주는데, 훈련받은 소년 칼잡이와 책. 부조화 속의 아름다움이라고 할까?
노파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던 블레이드는 사건 현장에 몰래 숨어들었다가 또 한 건의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다름 아닌 자신을 벌거벗겨 때리던 트리시이다. 트리시를 괴한들이 죽이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같이 있던 소녀 베키와 죽음의 도망길에 오른다. 혼자라면 유유히 도망다닐 수도 있으나 베키와 또 그녀의 딸 재스와 함께 가야하는 도망길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은 묘사가 상당히 사실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15살 소년의 기막힌 칼솜씨는 어디서 본 헐리웃 영화의 칼잡이를 떠오르게 하고, 블레이드와 베키, 재스가 떠돌아 다니는 도시의 우범지대는 미국 할렘가 그 모습 그대로이다.
내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해도 믿어 주지 않는 현실속에 블레이드는 왜 선행을 베푸는걸까? 나와 상관없는 죽음에 기여코 뛰어들어 여자와 어린 아이의 목숨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훌륭하다를 외치기 전에 안타까움으로 발을 동동 굴리는 상황을 만드는 블레이드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이
기심일까?
4권짜리 책의 겨우 1권을 읽었다. 왜 블레이드는 경찰에게 쫓기는지, 트릭시와 할머니를 죽인 일당은 누구인지, 누구에게 끊임없이 관찰 훈련을 받았는지, 베키와 재스와 블레이드는 무사히 범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인지 우리 모두 끝까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