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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ㅣ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1
김경집 외 지음 / 꿈결 / 2012년 3월
평점 :
요즘 나의 책을 고르는 기준은 "큰 딸"이다.
원래부터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지만, 초등학교때는 쥐어주는대로 읽어냈는데, 중학교 되더니 쥐어주는 책을 살짝 옆으로 밀어 놓는다. 재미있는 소설책만 당겨서 읽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다소 안타깝다. 논리력도 길러야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재미 위주는 아닌가 해서 말이다. 그래서 고른 책이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이다. 이 책의 부제는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이다.
이 책을 읽고 큰 아이와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같은 방향에서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가 먼저 읽어 보았다.
먼저 이 책의 탄생 배경을 알아볼까?
이 책은 국립어린이청소년 도서관에서 인문학 저자를 초청하여 한 강연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서울에는 참 좋은 도서관도 있구나. 지방에 사는 사람은 참 서러울 뻔 했는데, 그나마 이렇게 책으로 나와서 얼마나 고마운지...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먼저 윤리파트인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이다.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강연인데, 이 강연이 맨 앞에 나온 이유는 읽어보면 답이 나온다. 실제 학생들과 대화하며 강의한 내용을 그대로 글로 옮겼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통해 "정의로운 것"에 대해 설명한다. 이 나이 되도록 왜 거북이가 경주를 받아들였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지도 못했는데, 불공평한 경주를 제안한 토끼,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거북이의 행동을 통해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정의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과정과 절차가 정당한지, 누군가의 고통을 바탕으로 내가 행복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 강자의 힘이나 권위에 타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똑바로 살펴 보는게 그 시작입니다.
놀라운 것은 작가의 질문에 대한 청소년들의 대답이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진리인양 외웠던 우리의 학창시절과는 달리,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도 깊이 있는 그들 나름의 대답이 굉장히 대견했다.
두번째는 문학 파트로 문학 소녀, 문학 청년에서 벗어나라라는 주제이다.
글을 쓸 때는 "아는 것"을 쓰지 말고 "본 것"을 쓰라고 한다. 반성 많이 했다. 나는 아는 것을 위주로 글을 쓰는 사람이기때문이다. 본 것을 쓰라고? 아는 것이 아니라 본것으로 글을 쓰게 되면 진정으로 솔직한 글쓰기, 쉬운 글쓰기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이 말이 큰 힘이 되어 청소년들이 진솔한 글쓰기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글은 경험한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읽은 사람이 쓴다는 주장으로 청소년들에게 독서를 강조하시는데, 글을 읽을 때 속독을 하지 말고 정독을 하며 느리게 읽으라고 하신다. 음식을 꼭꼭 씹어서 먹듯이...
세번째는 철학 파트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에게 진지를 묻다이다.
나는 철학이라곤 고등학교때 윤리시간에 배운 것이 다 이다. 아리스토텔레스며 플라톤은 학력고사를 침과 동시에 사라져버렸는데, 이 글을 읽으며 철학을 이렇게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데, 나는 왜 그렇게 어렵게만 생각했을까? 나도 이 재미있는 철학공부를 조금 깊게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 반드시 필요한 힘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철학을 통해 반드시 이 힘을 길러야겠다.
네번째 과학 파트로 진화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다섯번째는 역사 파 트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준다.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만든 헌법 제 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 전까지 우리나라는 입헌군주제였고, 모든 주권은 왕에게 주어졌으므로 주권상실에 대한 책임도 고종이 져야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나의 평상시 생각과 비슷하여 반가웠다.
여섯번째는 동양철학으로 맹자의 논리를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하여 설명한 파트였다.
올해 대선인데, 맹자의 철학대로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고 여길 대선 주자를 뽑아 줘야겠다.
그 외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멘토로 삼을 수 있는 롤모델에 관한 이야기,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도 아이들에게 참신하게 와 닿을 듯 했다.
우리 아이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텍스트가 진리라고 여기며 삶을 지나치게 여유없이 꾸려나가고 있다. 나부터 이 책을 내 아이에게 읽히면서 "나 다움"에 대한 철학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