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 아름다운 공존을 위한 다문화 이야기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꿈결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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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에서 "다문화 교육"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창의적 체험학습활동속에 포함되어 있다.

불과 몇 년 전에 "다문화"라는 단어가 만들어졌고, 다문화 가정, 다문화 이해 교육 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한국인을 부모로 하는 일반적인 아이들과 다문화 아동이 아무 문제없이 잘 어울리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 다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란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은 2006년,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다문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SBS에서 만들었는데, 방송에서 미처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영상으로 만들어지고나서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한 PD의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책을 읽다보면 영상을 봤을 때는 영상으로 본 메세지가 더욱 강인하게 와 닿고, 영상을 못 봤을 때도 다양한 사진 자료, 삽화 자료들로 실감나게 메세지를 전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시작은 1장 단일민족이라는 위험한 신화이다.

우리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하늘의 아들인 환인이 웅녀를 사랑하여 낳은 아들 단군의 자손들이라 배우고 자랐다. 우리는 하나이기때문에 남이 될 수가 없고,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고, 나의 기쁨이 너의 기쁨이 될 수도 있는 훌륭한 한민족이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단일민족 사상이 일제 강점기 시대에 서양에서 민족이라는 개념이 수입되면 지식인들 중심으로 만들어진 사관이라고 한다.

 

맞다. 우리의 고대사를 보면 변방의 민족을 말없이 받아주고, 포용해주는 장면이 자주 있는데, 일제 시대에 와서 단일민족사관이 만들어지면서 국민의 결속을 다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다문화 사회에 들어서면 "단일민족 사관"이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제일 큰 과제가 되었다고 한다. 아! 부끄러워. 단일 민족임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나의 속마음을 들켜버려서 낯이 화끈화끈했다.

우리는 하나이기때문에, 그 하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외부의 어떤 세력도 달갑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다문화 가정, 다문화를 마음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단지 나와 다르기때문이라는 단순한 생각때문이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감동받은 부부은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이 한국인이냐고 물었더니

  "스스로 한국인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한국사람"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도 알고 있는 단순한 사고법은 우리는 왜 몰랐을까?

 

"차이를 차별로 연결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심성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훌련된 행동 양식이다(P170)"

 

라는 구절을 보며 어린이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하여 잘못된 행동을 모방하는 일이 반복되는 슬픈 현실을 생각해봤다. 부모가 어느 나라 사람이든, 내가 어디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간에 스스로 한국인임을 인지하고 앞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도록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의 가슴에 자존감을 심어줘야 하는 일이 급선무임을 깨닫는다.

그들의 재주, 능력을 따져 출세 가능성을 일러주는 것보다는 "너의 존재 자체가 소중해"라고 나도 우리반에 있는 다문화 아동들에게 말해줘야겠다.

내일의 태양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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