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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9
제임스 프렐러 지음, 김상우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3월
평점 :
요즘 교육계를 지배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다. 어떻게 하면 학교 폭력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 학교가 될까? 각별히 대통령도 신경쓰고, 선생님, 학생들 모두 가해자,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오늘도 뉴스에서는 앞이 캄캄한 소식만 들린다. 고등학생들이 땅을 파서 친구를 묻기도 하고, 빵셔틀, 휴대폰셔틀 등 끊임없이 괴롭히고, 괴롭힘당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폭력 사건으로 언론매체가 시끄러울 때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학교 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하면 117로 전화하거나 선생님과 상담하고, 부모님과 상담하고 절대 혼자서 끙끙 앓지 말라고 해 준다. 우리의 교육은 주로 아이들을 가해자, 피해자 입장에 두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아이들, 궁극적으로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 이른바 "방관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사건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인 방관자들에 대해 쓴 소설이 나왔다. 제임스 프렐러가 지은 소설로 제목도 "방관자"이다.
에릭은 오하이오주에서 뉴욕의 롱아일랜드로 이사온 중학생이다. 가슴에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공허가 가득차 있다. 아버지의 부재는 자연스러운 이별이 아니다. 어느 날 공기속으로 아버지가 증발하셨다. 가정이란 테두리가 아버지를 제외한 것이다. 삶의 터전을 버리고 엄마랑 에릭, 여동생은 엄마의 고향, 롱아일랜드로 왔다. 새학교로 전학하면서 학교에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헬렌백이란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프레첼 게임, 웃기기 게임, 겁주기 게임 등 엄청난 창의력으로 괴롭힘에 몰두 하고 있는 무리에게 아무런 저항을 하지도 않으며 그 수치를 견디고 있는 헬렌백이 에릭을 보며 겁을 먹었다. 그 모습을 보며 에릭은 '나도 다른 애들과 똑같이 나쁜 녀석이구나' 라고 깨닫게 된다.직접 괴롭히지 않고 그것을 보기만 했는데, 에릭은 자신이 나쁘다는 것을 깨닫는다. 게다가 괴롭힘의 화살이 헬렌백에서 자신으로 바뀌는 상황에서도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괴롭힘의 그물에서 벗어난다.
가해자도 방관자도 피해자도 아닌 학생 에릭으로 돌아온 우리의 주인공을 보며 책을 덮었는데 나도 모르게 살짝 미국 제도에 대해 부러움이 생겼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 피해자 모두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아픈 아이들이다. 이 책에서도 괴롭힘의 정점에 있는 그루피는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아이이고, 그 폭력을 교묘하게 다른 아이들에게 돌려준다.
이런 아이들을 끊임 없이 관찰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청원경찰, 상담 선생님의 제도가 무척 부러웠으며, 학교 폭력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늘 도와주는 배경이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웠다.
괴롭힘에 무관심 하지 않고, 당당한 아이들로 길러낼 의무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책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