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라는 이름의 외계인 - 소통하지 못하는 십대와 부모를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김영아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엄마들 사이에선 10대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사춘기를 "그분"이라고 말하며 "그분 대접을 잘 해야 한다.", "그분이 얼른 떠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사춘기라는 것이 초등학교 4학년말부터 고3까지,늦으면 대학가서도 한다니 거의 10대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춘기가 되면 갑자기 반항을 하고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어서 의무를 회피하고 권리만 주장하며 사사건건 부모와 대립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사춘기를 잘 마무리하고 원만한 성격을 가진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엄마들은 달라진 아이들의 원인을 "사춘기"로 보고 그냥 조용히 지나가 달라고 마음속으로 빌고 있지만, 소위 문제아 아동의 가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춘기가 원인이라기 보다 부모의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내가 키우고 있는 아이이지만 속을 모를 때가 많고, 왜 그렇게 행동할까 원인을 몰라 애태우는 경우도 많은데, 그보다 더 큰 문제점은 10대 아이들이 "부모님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라고 느낀다는 점이다. 같은 집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도,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 그 현실의 해결방법이 "부모", "교사"에게 있다는 책이 있다. 바로 "십대라는 이름의 외계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초등학교때 통학 기차에서 떨어져 큰 상처를 입어, 여러차례 대수술을 받고 목숨을 이어받았으며, 개인택시 운전사였던 아버지의 알콜 중독으로 인해 밝지 못한 어린시절을 보낸 안타까운 경험이 있는 치유심리학자이다.  교수님께 상담 받으로 오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갈 곳이 없어요', "말하고 싶은 사람이 없어요"

라고 말한다고 한다. 버젓이 가정이 있고, 부모가 있는 데도 말이다.

부모님은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제시한 목표에 도달하도록 강요한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을 마주 하는 것조차 버겁고, 그래서 가출을 하게 되고, 사회악에 발을 디디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부모님과 상담을 해 보면, 부모 역시 아이들이 버겁고 힘들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잘 못했는지 모르고, 아무도 그 역할, 그 방법을 가르쳐준 적이 없다고 하소연 한단다.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던 과거의 세월에서 벗어나기 위해 줄기차게 공부하고, 열심히 일만 해왔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관심을 주어야 하고, 뭐라고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운 적이 없었다. 세상의 명예와 부를 거머쥐라고 아이들을 몰아 세우지 않으면 세상에서 즐겁게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 지레 겁먹고 있는 불쌍하고 힘없는 부모님들에게 아이들을 향해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하라고 먼저 가르쳐준다.   아이들은 부모님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순간,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찾게 되고, 자존감을 되찾게 된다고 한다.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으면서 이만큼 해라고 닥달하기만 하는 부모. 그들이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는 말이다.

 

나에게는 12, 14살의 두 딸이 있다. 이제 슬슬 사춘기가 시작되고, 학업의 무게를 느끼면서 아이들에게게 "의무를 다하라"고 암암리에 몰아세우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정말 고마웠다. 나에게 두 딸은 "존재만으로 감사한" 선물인데 그것을 잊고 살았던 것이다.

이 책에 나왔던 상담받은 학생들의 경우를 보면서 나의 잘못된 점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고, 앞으로 보다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엄마가 되리라는 목표를 갖게 해 주었다.

 

김영아 교수님은 독서치료사라고 한다. 선생님이 쓰신 "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도 꼭 읽어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