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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 있다 -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초등학생 부모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8월
평점 :
나의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다. 23세때 교단에 서기 시작했으니 초심으로부터 멀어진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간다. 초임 발령 받았을 때는 교단이 나의 꿈이자 희망, 아니 나의 모든 것이었다.
앉으나 서나 당신생각이라고, 앉으나 서나 반 아이들 생각 밖에는 없었다. 내 생활의 전부를 교사라는 직업으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였을까? 아이들이 다 이뻤고, 사랑스러웠다. 아이들도 나를 무척이나 따랐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힘겹다. 나만의 생각이면 나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면 되겠는데,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다 그렇게 말씀하신다.
아이들도 선생님을 선생님으로서 존경하고 있지 않은 듯 하다. 그저 학교에 가면 만나는 어른 쯤으로 생각하고 대한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존경은 커녕 예의가 상실되었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고, 아이들은 어디서 그렇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오는지 교실로 들어서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나 화났어요'라고 씌여 있는 경우가 많으며, 별것 아닌 이유때문에 고성이 오가고 주먹이 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ADHD 판정 받은 아이들이 반에 2,3명씩은 있고, 그와 비슷한 상태의 아이들이 너댓명은 더 있는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신의진 선생님처럼 전문가가 쓰신 책들이다. 아동 심리, 육아 방법, 교육 방법 등 교육대학에서 배우지 않았던 것들을 새롭게 배워야 아동들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신의진 선생님께서 쓰신 책 한 권을 집어들었다.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 라는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제목의 책이다.
초등학교 시기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야 중,고등학교 생활을 견뎌낼 수 있다는 나의 믿음을 대변하는 책이랄까? 이 책은 2004년에 쓰여졌다가 올해 개정되어 나왔다. 신의진 선생님 책을 많이 찾아 읽었던 나는 이 책을 2004, 5년 쯤에 한 번 읽었던 것 같다. 다시 읽어보니 예전에 읽은 기억들이 슬금슬금 머리속에 기어다닌다.
이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쉽게 와 닿는 이유는 신의진 선생님께서 '의사'로서가 아니라 '엄마'로서 두 아이를 양육하며 경험한 것이 이야기의 주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경모와 정모를 기르면서 얻어진 귀한 경험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선생님께서 말씀 하신 것 중에 '체크해야할 7가지 덕목'이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재산이 되었다.
기분이 나빠졌을 때 기분이 좋아지게끔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인 감정 조절력,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지금 당장하지 않고 그것을 하기 위해 계획을 짜는 능력인 충동 조절력, 공부에 가장 필요한 집중력, 타인이 아파하면 아픔을 느끼고, 타인이 슬퍼하면 슬픔을 느끼는 능력인 공감 능력, 도덕성, 사회성,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바로 7가지 덕목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아이, 교과서에 나오는 감동적인 담화, 슬픈 담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에 빠지는 아이 등 학교에서 문제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아이들은 바로 7가지 덕목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이다.
신의진 선생님은 이 7가지 덕목은 가정에서 반드시 길러줘야한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요즘 아이들은 기저귀만 떼면 어린이 집이다 유치원이다 해서 가정 밖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에 대한 가정 교육은 상실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가 시키는 교육이 살아있어야 학교 교육과 연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강조하시는 것이 '런 하우투 런'이다.
나도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말인데, 초등학교에서는 지식을 배워가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을 배워가야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예습하고, 어떻게 복습하며,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노력 등이 중요하다고 말해 준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런하우투 런을 위한 7가지 방법으로는 예상하게 만들기, 시범 보이기, 실전 문제를 내주고 생각하게 하기, 실제로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들기, 비슷한 점, 다른 점 찾게 하기, 같은 방법으로 다른 문제 풀어보게 하기, 배운 것을 말로 가르쳐 보게 하기 등이다. 영어 단어 하나, 수학 문제 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은 참 재미있고 좋은 곳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도록 아동들을 전폭적으로 이해하고 믿어 주는 역할을 부모가 해야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자 마자 초등학교 6학년인 내 아이에게 물어 봤다. 지금 행복하냐고? 느닷없는 질문에 아이는 "갑자기 그런 것은 왜 물어? 행복할 때도 있고, 행복하지 않을 때도 있지..."라고 답한다.
그래, 늘 행복하다고 느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세상은 재미있는 곳이야 라고 가끔씩은 느끼길 바란다. 그러러면 나부터 아이를 믿어주는 부모가 되어야겠지?
신의진 선생님의 말씀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를 명심하며 오늘 하루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