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 ㅣ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7
조은재 지음, 김윤정 그림 / 스코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 청주에 있는 '고인쇄 박물관'에 견학을 간 적이 있다.
백제 역사 발자취를 쫓아 익산, 부여, 공주를 보고 시간이 남았을 때 고인쇄 박물관에 한 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5학년 국어 교과서에 '고인쇄 박물관을 다녀와서'라는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견학문으로서 배우는 글인데, 내용이 상당히 깊어서 박물관에 한 번 다녀와야 이해가 쉽겠다는 싶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고인쇄박물관이 나에게 그렇게 큰 감동을 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고인쇄 박물관은 세계최최 금속 활자본인 "직지 심경"을 만들었다고 추측되는 흥덕사지 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프랑스에 유학 중이던 어떤 한 학자가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서 직지를 찾아내어 전세계에 대한 민국의 인쇄 기술을 알렸다고 했다. 학창시절에 열심히 외웠던 직지심체요절이라는 책의 실체가 내 눈앞에 있었던 것이다. 초대 프랑스 공사였던 플랑시가 사서 프랑스로 건너갔다가 몇 번의 이동을 거쳐 프랑스 도서관에 있다는 사실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있지 않은 문화재를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여 유네스코에 등재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직지가 오늘날 빛을 볼 수 있도록 프랑스 도서관에서 찾아 낸 사람이 박병선 박사라는 사실도 그때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한 나라의 문화적 능력이 약하면 자신의 문화재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피눈물 나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박병선 박사는 나의 뇌에서 잊혀져가고 있었다.
그러다 프랑스가 약탈해갔던 문화재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으로 귀환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돌려 준다 말만 하던 프랑스가 이제서야 제대로 돌려주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 물밑 작업이 바로 직지의 그분, 박병선 박사께서 해 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참으로 무식하구나 싶어 박병선 박사에 대해 좀 더 알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던 차에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7, 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얼마전에 이태석 신부님에 관한 책도 참 잘 봤는데 이 책도 많은 감동과 지식을 선사하겠구나 싶어 얼른 펼쳤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즐기던 박병선 박사는 외할아버지로부터 역사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서울 대학 다니던 시절, 프랑스로 유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있던 차에 스승 이병도 박사가 병인양요때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문화재를 찾아오라는 숙제를 내셨고, 마음에 그 숙제를 소중하게 간직하며 프랑스 유학 생활을 하였다. 매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책읽으러 갔던 박사는 동양학 사서가 되고 우연히 직지와 대면하게 된다. 직지가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실제 확인하기 위해 집에서 실험을 하다가 불을 내기도 했지만 3년이란 긴 세월동안의 연구 끝에 직지가 구텐베르크보다 78년이나 앞선 금속활자 책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국립도서관 별관에 숨어 있던 외규장각 도서도 찾아 내었고 대한민국으로의 반환을 위해 한국에 이 사실을 알렸으며 자신과 입장을 달리하는 프랑스 도서관에서 계속 일할 수 없어서 사직하고 10년간 연구에 몰입했다고 한다.
여러차례 대한민국으로의 반환이 의논되었으나 무산되기를 여러번 그러다 2011년 6월 드디어 반환하게 된다.
145년만에 귀향하게 된 외규장각도서들을 생각해 보면 문화재 욕심 많은 프랑스가 박병선 박사의 열정에 항복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아닐까? 한 개인이 해 내기엔 벅착 업무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찾아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한 박병선 박사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온 국민이 바라는 것은 박병선 박사께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삶을 누리면서 외할아버지가 손녀에게 해 주셨듯이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감동적인 역사 이야기를 많이 나눠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