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조각 창비청소년문학 37
황선미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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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5학년 국어중 읽기 교과서에는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아주 긴 분량으로 소개되어 있다.  국민동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소설은 교과서에 실리기 전에도 많은 아이들을 감동시켰다.  오랜 기간동안 애니매이션화 되어 이번 여름방학때 극장개봉이라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디즈니 애니매이션에 대항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을 기대한다며 다들 들떠 있다.
국민동화작가로 등극한 황선미 작가가 이제 두번째 성장 소설을 내놓았다.

바로 '사라진 조각'이다. 나뭇가지에 빨강 풍선이 달랑달랑 매달려 있다. 조금만 더 바람이 분다면,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른다면 풍선줄은 끊어지고 풍선은 바람부는 대로 날라갈 것만 같아서 불안하다. 게다가 제목까지 '사라진 조각'이다. 완벽한 그 무엇도 아닌 단순한 '조각'이 사라졌다고 하는데도 좌불안석이 느낌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사라진 조각을 내가 나서서라도 찾아 줘야겠다라는 의무감으로 책을 펼쳤다.

 

  낭만도 사라지고 꿈도 사라졌으며 오직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중학생들의 이야기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집단이라는 중학생들에게 위기 의식을 심어주는 것은 공부에 대한 압박감만은 아니다.  공부가 전부 인 듯 알고 있는 가족, 특히 자식을 '만들어 간다'라고 믿는 엄마들이 중학생들의 강적이 되어버렸다. 

  이 책의 화자로 나오는 유라 엄마가 그러했다. 오빠 상연이의 삶을 통째로 조정하면서 딸인 유라에게는 필리핀 유학을 강요한다. "부모라고 이런 투 자가 다 가능한 거 아니다"라면서....

 

  우등생으로 아무런 걱정꺼리 만들지 않고 부모의 뜻대로 움직이던 아들의 일탈로 인해 흥분한 엄마의 불안, 가지 말아야 할 길로 들어서고 만 중3 남학생의 불행,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이 거친 세상을 헤매고 다니는 중2의 허무가 무섭게 우리를 공격한다.

 

  작가는 흔들리는 가정과 그 가정의 일원인 청소년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그들의 소박한 화해를 암시하여 불안해 하는 청소년에게 작은 안심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가족 관계 속의 희미한 화해는 예견되었던 것이고 합의할 수 있으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에 대한 해결은 전혀 없었다. 특히나 이 소설속의 가장 큰 피해자인 재희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거기서 책을 읽는 내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라진 조각은 영원히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상실감이 나를 괴롭혔다.

 
  유난스런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과도한 상황을 제시하고 헤쳐나오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던 황선미 작가!  현실을 직시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안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견디기 힘들어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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