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잘 묘사한 작가 김려령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그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제목을 보고 언듯 떠오르는 음악, 이산가족 찾기를 할 때 흘러나왔던 가수 설운도씨의 노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였다. 애절한 노래가사만큼 사무치게 남아있는 것은 헤어진 가족을 찾아 붙들고 울던 이산가족의 설움에 지친 눈물이었다. 김려령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찾고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굴까? 애 타게 찾는 그 사람을 쫓아 책 속으로 빠져 들었다. 오작가는 칠년전에 등단하고 변변한 작품 하나 써내지 못한 채 살아가다 새언니의 충고에 못이기는 척 초등학생들을 위한 "동화 듣기" 수업을 열었다. 처음 한 달은 공짜라는 말때문인지 전혀 관심이 없을 것 같았던 학생들 3명이 제자로 찾아 왔다. 바쁜 엄마, 아빠를 대신해 아이의 그림책을 읽어주는 아르바이트도 있다고 하니,동화 듣기 수업이라는 것도 실제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그것도 머리속에 아무런 생각없이 책만 앵무새처럼 읽어주는 방식의 수업이 아니라 작가가 상상의 세계에서 만들어서 입으로 얘기해 주는 수업이라니 진정한 듣기 수업이 아닐까? 카펫으로 된 건널목을 들고 다니는 아저씨라니, 주인공 설정도 역시 작가답게 재미나구나 생각을 했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아저씨의 이름은 지금부터 건널목씨가 되어,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 당기기 시작한다. 아무 이유없이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이 세상에 흔하지 않은 까닭에 사람들은 건널목씨의 본심을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하루도 빠짐없이 학생들의 안전 등교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던 동네 사람들도 서서히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가서기 시작한다. 건널목씨가 어디에 사는지 뭐하는 사람인데 이렇게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지 말이다.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들은 그렇지 못하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에 대한 관심은 사치라 여기고 세상에 소외되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완벽하게 잊은 듯이 자신과 가족을 위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건널목씨가 그랬듯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은 동화속에나 있는 것일까? 건널목씨로 인해 세상에서 발붙이고 살아가는 세 아이의 아름다운 성장기를 보고 있노라니 막 행복해져 오는 느낌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나에게 연락해 주세요. 저도 따뜻한 허그를 나눠 주고 싶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