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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끌어당기는 말, 영어의 주인이 되라 - 실용 영어 개척자 민병철 박사의 글로벌 커뮤니케이터 되는 법
민병철 지음 / 해냄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꼬박 12년을 영어 공부 했지만 원어민을 만나면 고개부터 숙이는 상황. 지금의 나의 상황이다. 눈 앞에 외국인이 있어도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 지, 뭐라고 물어오면 어떻게 대답할지 아무런 대책도 생기지 않아,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 밖엔 없다.
지금의 직장에서는 영어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는 분야가 되어 버렸고, 나에게 영어가 절실한 것은 "아이들 영어 공부를 어떻게 시킬까"라는 학부모 입장이다.
영어 공부를 효율적으로 시키지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야무진 학원에 보내지도 않으면서 걱정만 하고 있을 때 민병철 선생님의 "세상을 끌어당기는 말, 영어의 주인이 되라" 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맞다. 영어는 학습도구에 지나지 않는데, 내가 아이에게 영어의 노예가 되어라고 강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후회가 제목을 보는 순간 스쳐지나갔다.
나의 학창시절, 6시30분이라는 이른 시각, 맑고 청명한 영어 인사 "Good morning Everyone"를 해 주었던 민병철 선생님을 잊을 수 없다. 요즘은 워낙 유명한 강사도 많고, 다양한 교수법이 존재하지만, 그 당시에는 민병철 선생님이 거의 모든 학생들의 영어 선생님이었다. TV를 통해 만날 수 밖에 없는 지방민이었지만 그의 강의가 무척 즐거워서 매일 아침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그가 영어의 주인이 되어라고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해 주었다.
그는 우선 대한민국 영어 비만이 지나치게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영어는 밥을 먹는 숟가락일 뿐인데, 온 국민이 영어 교육에 과도한 시간, 돈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꼽고 있다. 그의 철학이 상당히 설득력있다. 영어를 대할 때 쓰려뜨려야 할 괴물인냥 우리는 각오도 비장하게 덤비고 있는데 사실 알고 보면 영어는 같이 가야할 친구이다. 다양한 스펙 쌓느라 지쳐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말을 해준다. 콘텐츠가 풍부한 영어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국어가 완벽히 갖추어져야 하고, 건강한 한국적 가치관을 가져야만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아 영어부터 시작된 우리의 영어는 우리 명절은 잘 몰라도 할로윈 데이는 잘 알고, 우리 나라 위인은 잘 몰라도 외국 위인은 줄줄 꿰고 있는 문화 역전 현상을 꼬집은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시험을 위한 영어에서 벗어나 3년 후를 생각하며 다섯가지 포인트를 명확히 하라고 일러준다.
3년 후에 영어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Specific),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Measurable),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Achievable), 어떤 뚜렷한 성과가 있을지 생각해 보고(Result-Oriented), 기한을 정해야 한다(Time_line)
영어 공부를 하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공부를 느슨하게 해 왔는데, 이런 포인트를 보는 순간 내가 놓친 것이 많구나, 내 아이에게도 이 포인트를 알려줘야겠다라는 희망이 생겼다.
두번째 장에서는 나만의 영어습관을 이노베이션 하라고 한다.
무엇보다 주기적인 영어 이벤트를 하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민밋한 공부가 아닌 나를, 다른 사람을 흥분시킬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영어 공부를 신나게 만들고, 주기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지속적인 공부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셨다. 예로 소개 해 준 J군의 경우는 위성방송을 통해 축구를 보고 그 결과를 블로그에 올리는데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정확하게 왜곡 없는 내용을 올려야 하므로 여러번 공부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영어 실력이 지속적으로 쌓는다는 것이 꽤 신선했다.
세번째 장에서는 내가 주인이 되는 영어 학습법을 찾으라고 말한다.
사실 영어공부를 시작하면 일상 회화라든지, 시험 공부라든지, 정해진 책을 사서 보는 공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고 업데이트하는 공부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단어만 외우지 말고 문장 전체를 외우고, 눈으로만 외우지 말고 귀, 입을 사용한 동시 영어 학습법을 써 보라고 권유한다.
나의 작장에 필요한 영어, 내가 쓰고 싶은 콘텐츠를 직접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그 노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지?
네번째 장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영어를 하라고 한다.
우리나라 영어는 입시영어, 회사 입사 영어로 나눠져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학부모들은 대 놓고 입학하기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고 하고, 대학 졸업생들은 토익, 토플 시험 성적을 위해 공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마인드로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자기를 표현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하나로 어우러져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도록 영어교육 체계를 다시 만들자고 과감하게 주장한다. 어학연수가 아닌 문화 연수를 보내고, 공부가 아닌 문화를 배워 오도록 하자는 말씀에 백번 공감한다.
대한민국 영어 교육을 쥐락펴락 했던 선생님께서 이제 영어의 수단성을 강조하고 영어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한민국만의 콘텐츠를 구성하자는 "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국민으로서 묘한 자신감을 갖게 된 훌륭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