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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드라마는 시크릿 가든이 대세이다.
가난한 스턴트우먼과 상위 1%의 백화점 사장의 알콩 달콩 사랑 이야기이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쫓아가며 즐기는데 사실상은 일어날 수 없는 일임에 "동화"처럼 보고 있다. 하지만 가끔씩 사랑은 기적을 만들기도 하고, 사람을 바꾸기도 한다. 때문에 우리는 사랑에 열광하는 것 아닐까?
오랫만에 연애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시크릿 가든으로 들뜬 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시라이시 가즈후미. 생소한 작가다. 하지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상의 힘을 믿어보자고 나를 설득하며 선택했다.
이 책은 작가에게 나오키 상을 수상하게 한 영광스러운 작품 되겠다. 그것도 대를 이어 나오키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얼마나 큰 기쁨일까?
그러나 신인에게 주어진다는 나오키상을 감안해보면 작가의 등단은 굉장히 늦은 편이다. 마흔 둘.
마흔 둘이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해보겠다니 다소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하다.
작가가 마련한 사랑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소설 2개로 이루어져있다.
먼저 책 제목과 똑같은 제목의 소설 "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 있다면 그 인연을 만났을 때 하늘에서 종을 울려 주면 좋겠다던 대사를 가진 영화가 있었다. 내게 허락된 연인은 누구일까? 어떤 표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내가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우선은 기다리지 말고 용기를 갖고 찾아보라고 얘기한다. 혹시나 차선을 선택한 사람은 과감하게 진짜 인연을 찾아 나서라고 얘기 해 준다.
"이 세상 갈등의 대부분은 뭐가 필요하고 뭐가 불필요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단순히 조합이나 배분에 착오가 생겨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이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저것이, 저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것이, 그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이것이 주어지기 때문에 세상은 늘 삐걱거리며 불균형한 게 아닐까?"
내가 원하는 사랑은 다른 사람을 원하는 것 같고, 내 근처에서 사라져주길 바라는 사람은 내 주위를 도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나만 왜 이럴까하고 대충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세상은 불합리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땅을 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만나게 되는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 될 사람은 반드시 사랑하게 되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의 인생은, 죽기 직전 마지막 하루라도 좋으니까 그러누가장 좋은 상대를 발견하면 성공한 거야. 말하고 보니 보물찾기랑 비슷하네"
주인공 아키오의형을 사랑해 도쿄에서 교토까지 달려간 친구 나기사에게 아키오는 조심스레 말해준다.
나에게 허락된 사랑을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사람"을 반드시 찾고 볼 일이다.
두번째 소설은 "둘도 없이 소중한 너에게"
미하루는 결혼 날짜를 잡아 놓고, 전에 만났던 애인과 다시 만난다. 결혼 상대자 세이지는 미하루의 불륜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미하루에게 무관심하다. 아버지의 바람기때문에 결혼에 대한 희망도 의욕도 없지만, 상대 나타났을 때 결혼이라는 의식을 해치워야겠다 마음 먹는다. 그 순간에도 불륜의 상대, 구로키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고 즐기고 헤어지는 것에 욕심도 없었던 미하루는 구로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된다.
" 결혼이라는 건 일단 지금의 자신이 영이라고 생각할때 하는거야. 나나 그여자처럼 뭔가를 바꾸려고 한다거나 다른 사람이 되려고 생각해서 하면 절대 안돼. 그런게 결혼이야"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원하는 것 없을 때 결혼함으로써 하나씩 하나씩 생기게 하는 것 그런 것이 결혼일까?
습관처럼 나의 생일 케잌을 사 놓고 기다리는 남자.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는 남자. 그 남자가 자신의 운명의 상대라는 것을 깨닫는게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 미하루 같은 사람...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당신의 운명의 대상을 끝까지 찾고, 겸손하고 공손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
사랑으로 충만한 요즘. 깔끔하고 짜릿한 연애소설 한 권을 읽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