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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서 포트폴리오 만들기 ㅣ 입학사정관제의 정석
송태인.이성금 지음 / 미디어숲 / 2010년 11월
평점 :
나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내가 가고픈 대학에 원서를 넣고, 그 대학가서 학력고사를 친다. 같은 학과 친구들끼리 경쟁하고 내가 그들보다 성적이 좋으면 붙는 거고, 아니면 떨어지는 그런 입시정책을 견뎌 이 자리에 섰다.
학력고사, 즉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느냐, 나의 학력을 알아보는 고사였다. 그러니까 내가 배웠던 고등학교 교과 안에 시험문제가 다 있었던 것이다. 요즘 수능고사는 대학에서 공부를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그 정도를 알아보는 시험이다. 교과서에 없는 지문도 나오고, 배우지 않았던 것도 시험에 나와 당황스럽게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수시도 있고 정시도 있고 각종 다양한 제도가 있어서 한 곳에 떨어져도 또 한 곳에 붙을 수 있으니, 자신의 꿈과 희망에 맞춰 적당한 곳에 원서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수능고사 세대를 무척 부러워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입학사정관제라는 말이 입시 정책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정보를 모으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의 능력있음"을 알리고 이를 알아주는 대학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가 잘 정착하면 인간적인 입시제도가 될 것이나, 까딱 잘 못하면 아이들을 스펙 쌓기 도가니속으로 몰아 넣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많이들 걱정한다.
송태인 선생님의 책은 이번이 2번째이다. "나만의 기통찬 자기주도학습법"을 재미나게 읽었는데, 송태인 선생님은 자신의 말보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소개해준다. 또래 선생님이라고 했던가, 나와 비슷한 상황의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의지를 불태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입학사정관에 필수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여러가지 포트 폴리오중에서 "독서 포트폴리오"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듯 하다. 책을 읽고 이해한다는 것만큼 "수학능력"을 확실하게 나타내는 단어가 있을까? 문자를 통해 누군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강의을 만나더라도 나 자신의 재산으로 만들 수 있을 듯하다.
그래서 입학사정관제에는 독서 능력을 눈여겨 보는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독서포트 폴리오 만들기"는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꿈, 직업, 전공, 인성, 봉사,체험, 아이디어, 리더십,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등 10가지 주제로 독서 포트폴리오 만드는 설명이 나와 있다. 각 챕터마다 멘토링 4개가 먼저 전개 되는데, 마음열기, 독서링크하기, 체험 교감하기, 포트 폴리오 창조하기로 이루어져있다. 먼저 1단계, 마음열기는 각 주제와 수월하게 친하여 질 수 있도록 가볍게 워밍업할 수 있는 글과 각 덕목을 위한 자기 체크 리스트가 제시되어 있다. 2단계, 독서 링크하기는 주제에 맞는 책읽기를 유도하는 곳으로 책 안의 메세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알려준다. 3단계 체험하기는 각 덕목들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워크북을 만들어 놓았으며, 4단계 실제 포트 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워크북을 제시하고 예시글도 보여준다.
여기에 나온 예시글들을 보면서 수준이 상당히 높아 깜짝 놀랐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도 주요하지만, 자신의 감정, 느낌 등을 남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쓴다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려준다고 볼 수 있겠다.
평상시부터 부지런히 글쓰기를 해야만 포트폴리오의 수준이 높을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이다. 학교에, 학원에, 과외에 뛰어다니면서 남들이 머리에 넣어주는 지식 받아 먹기에도 벅찬 우리아이들에게 스스로 읽고, 스스로 생각하라고 다그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한데, 누군가를 말로서 글로서 설득할 수 있을때라야 진정한 사회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각 덕목에 알맞은 책을 소개해줌으로써, 독서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등학생들이 읽는 책의 수준도 만만찮게 높아서, 단기일내에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이 책을 펴는 사람은 좌절감을 맛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어릴때부터 책 읽는 것, 독후활동 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야만 독서 포트폴리오로 진학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 포트폴리오"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되어서 상당히 기쁘지만, 독서하는 것이 하룻밤에 쌓아지는 성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스스로 선택하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 아이들이 가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서서히 준비해주어야겠다.
초등학생인 큰 딸에게도 조금씩 보여주면 재미있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