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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 바보 엄마 윤정희의 사랑 이야기
윤정희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두 딸의 엄마이다"
라고 평상시라면 이렇게 소개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를 읽고 난 지금은 "나는 꼴랑 두 딸의 엄마일 뿐이다"라고 소개해야할 판이다.
세상에나, 6명이나 입양을 해서 키우고 계시다니, 책 소개를 읽는 순간부터 윤정희, 김상훈 부부를 보통사람의 범주에 넣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내 속으로 낳은 2명의 딸을 키우는데도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있어서,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동생을 가끔씩 부러워하곤 하는 나에게는 이해할 수조차 없는 어려운 일이다.
윤정희, 김상훈 부부가 가슴으로 낳아서 키우고 있는 아이들은 바로 김하은, 김하선, 김하민, 김요한, 김사랑, 김햇살이다.
하은이와 하선이는 친자매인데 이 둘을 한꺼번에 입양하여 키우다가 하민이를 입양하고, 사랑이, 요한이, 햇살이를 차례로 입양했다. 그것도 건강한 아이들이 아니라 사시, 폐쇄성 모세 기관지염, 구순열, o형 다리, 베트남 혼혈아, 심한 아토피등의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었다. 어쩌면 그런 이유때문에 버려졌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을 품안으로 받아들인 윤정희 부부는 성심껏 아이들을 돌본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갔던 부분은 윤정희씨가 세째 하민이를 입양하면서 하은이, 하선이에게도 입양된 아이라는 것을 밝히는 과정을 밟는 중에, 괜히 하민이를 미워했다는 윤정희씨의 독백과도 같은 부분이었다.
하민이를 입양하지 않았으면 하은이, 하선이도 입양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도 못했을 것인데, 하민이의 존재자체가 갑작스럽게 싫어져서 아이를 미워했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숨기고 싶은 사실은 책으로 낼 때 싣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고백을 과감하게 했다. 천사같은 윤정희씨에게도 그런 평범한 인간같은 면이 있다니, 오히려 신뢰도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비를 잘 극복하고 6남매를 꾸준히 잘 키우고 있는 윤정희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엄마들은 늘 그렇다.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아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은데, 그런 면에서 보면 윤정희씨는
보통의 엄마와 같은 실수도 하면서 아이들을 지혜롭게 잘 기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목사 남편을 뒷바라지 하면서 사모님의 역할을 하면서 동네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하선이가 어려운 고비에 달했을 때 하나님께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장을 기증하기도 했다. 그런 약속은 마음속으로만 하고 잊어버리기 일쑤인 나에게는 큰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게다가 남편까지 신장을 기증했다니 하나님의 분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잘 나가던 건축사에서 가난한 개척교회의 목사로서 인생방향 전환까지 과감히 한 김상호씨는 끝없이 사랑을 퍼 주는 6명 아이들의 아빠 역할도 훌륭하게 해 내고 있다.
세상의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건만 이들 가족들은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채우는 역할을 앞서서하고 있으니 세상 사는 모든 사람들의 귀감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끝부분에는 큰딸 하은이가 쓴 예쁜 글들이 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사랑가득 받고 자란 아이의 따뜻한 마음을 같이 읽을 수 있다. 엄마로서 큰 감동을 받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큰 가르침을 받은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