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언젠가 - 개정판
츠지 히토나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츠지 히토나리의 작품으로는 '냉정과 열정 사이' 이후로 2번째 만나는 작품이다.  딸아이가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간호하면서 읽었던 책이니 벌써 8년전이었나 보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썼을테지만 나와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이번에 츠지 히토나리의 부인 나카야마 미호 주인공으로 영화화 된다고 해서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봐야한다는 나름의 철칙이 책을 가까이 당겼다고 볼 수 있다.
 

가정을 꾸미기에 적당한 좋은 여자가 있어 결혼하려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에, 눈앞에 지극히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이 나타나버렸다. 우유부단한 유타카는 결혼은 결혼대로 추진하면서 매혹적인 토우코와의 만남도 진행한다. 즉, 인류 사회에 결혼 제도가 유지되는 한 결코 마르지 않을 소재 "불륜"에 관한 이야기이다.

  법적인 관계,혹은 도의적으로 책임이 있는 관계의 연인이외에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사랑을 선택하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대부분 어느 한 쪽을 선택하면 이야기를 마무리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

먼저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관계, 불륜 관계를 서슴없이 사랑이라고 부른다.

어느 사랑이 먼저이기때문에 옳고, 올바른 사랑 뒤에 왔기때문에 그르다고 말하지 않는다.

한 사랑이 어느 한 사랑을 나쁘다고 불법이라고 머리채를 잡고 흔들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사랑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은 늘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야

고독이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사랑 앞에서 몸을 떨기 전에, 우산을 사야 해

아무리 뜨거운 사랑 앞이라도 행복을 믿어서는 안 돼

죽을 만큼 사랑해도 절대로 너무 사랑한다고 해서는 안 되는 거야.

 

사랑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인것

사랑이라고 부르는 순간, 스르르 녹아버리는 얼음 조각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

영원한 불행도 없는 거야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는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주인공 유타카의 정혼녀 미츠코가 유타카에게 지어 준 시이다.

처음엔 사랑받는 기억을 떠올리겠다던 토우코도 진정한 사랑을 하고 난 뒤에는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다고 고백한다.

언젠가 헤어지고, 언젠가 만나는 인생에서 순서에 관계 없는 사랑, 깊이에 관계 없는 사랑,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의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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