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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초등5학년부터 해도 절대 늦지 않다
이현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늑대소년의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있는가? 어릴 적 야생에 버려져서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소년들이 발견되어 목사부부가 정성으로 길렀지만, 포크로 밥먹는 것과 단어 45개만 배운 채 인간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고말았다.인간사회로 진입하는 최고의 방법이 언어를 획득하는 것인데, 늑대 소년들은 언어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도태되고 말았다. 그래서 언어교육학자들은 언어를 획득하는데는 나이 제한이 있다고들 한다. 특히 12살 이후에는 언어학습은 잘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언어학자들의 이론에 힘입어, 아이들을 아주 어릴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해서 어릴적부터 이중언어 환경에 노출시키고, 어릴 때 구강구조 변경을 위해 수술까지도 망설이지 않는 영어 교육 신드롬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중언어 환경에서 교육받던 아이들중에 불안 정서를 가진 아이들이 많이 생기고, 부진학습아동이 되는 경우도 생겼다. 지금도 어린 아이들을 가진 부모님들은 비싼 교육비를 치뤄가며 영어유치원, 영어학원으로 뱅뱅 돌리는 경우도 무척 많다.
나는 취학전의 나의 아이들에게 영어교육을 따로 시키지 않았다. 모국어 교육이 잘 되어 있으면 언제든지 영어를 습득할 수 있으리라 믿었고,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네이티브처럼 영어를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이제 영어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직장맘이고 영어 교육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학습지를 조금 시키다 말고, 학교 방과후 활동 조금 시키다 말고, 학원 좀 보내다가 말았다. 그러다가 어떤 방법으로 영어 교육을 시켜야 아이에게 효율적인 공부가 될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아이는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는데 말이다.
그때 주변에서 추천해 준 책이 바로 이책, "영어 초등5학년부터 해도 절대 늦지 않다"였다.
일단 제목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 학습지침서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영어 교육을 시키지 않았던 나의 무지를 야단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어! 그래? 해볼만 하겠는데"라는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의 저자 이현숙씨는 흔히 말하는 "계모"이다. 초등학교 3학년, 6학년짜리 아들이 있는 이혼남과 결혼하여 보니 아이들의 정서상태며, 교육상태가 맘에 들지 않았던 저자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정서를 안정시키며, 저자의 전공을 살려 아이들의 영어 교육을 시작했다. 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칠 적당한 학원을 찾던 중, 시중에 있는 학원들과 아이가 맞지 않음을 간파하고 직접 학원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자신의 아이들을 같이 교육하기 시작하여 2년 5개월만에 토익만점을 받게 만들었다.
일단 저자의 영어교육 법칙을 먼저 소개하자면
첫째, 시간 가면 저절로 잘하게 될 것을 미리 하지 않는다.
둘째, 쉬운것부터 차근차근, 확실히 밟아 올라간다.
셋째, 서서히 영어에 빠뜨리고 빠진 아이는 건져내지 않는다.
맞다. 1달이면 뗄 수 있는 알파벳을 1년걸려 유치원때 가르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진도 지상주의, 레벨확보주의로 인해 병들어가는 아이들이 수많은 요즘,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들을 계속해서 반복시키는 저자의 교육에 동감한다. 저자는 영어교육의 최종목표는 나이에 맞는 영어책을 읽기이다.
나와 생각이 같아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텝스니, 펠트니, 학원 레벨이 목표인듯 기계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험성적이 목표가 아니라 영어로 된 책을 읽고 이해하며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공부가 진짜 공부가 아니겠는가?
저자의 주장처럼 어느정도 모국어가 완성된 뒤 영어 공부를 할 때는 반드시 문법이 위주가 되어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영어 문장을 구성하는 원리인 문법을 저자는 영어 공부의 핵심이라 생각하며 문법은 쉬운 용어로 최대한 쉽게 가르치라고 하며 지겨울 정도로 기초를 반복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면서 아이의 영어공부를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이의 장단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엄마라고 한다. 어느 정도 문법이 완성되고 나면 꾸준히 책을 읽힌다. 책의 내용을 들으며 읽고, 간단히 문장으로 말하게 하고, 영어로 쓰게 하면서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를 동시에 훈련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사기진작, 수준파악을 위해 각종 시험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책 뒤쪽 부록에는 성준이가 토익만점을 받기까지 읽은 책 리스트가 소개되어 있어서 우리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다. 수학은 엄마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어는 참 힘이 들다. 우선 엄마의 발음이 훌륭하지 못하기 때문에 용기를 못 낸다. 하지만 아이들은 cd의 원어민 발음을 들으며 저절로 교정한다고 한다. 영어 발음이 좋든, 나쁘든, 문법을 많이 알든, 적게 알든, 엄마가 계획하고 아이가 실천하는 공부가 누적된다면 우리 아이도 성준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엄마표 영어를 해보고 싶은 엄마는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