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대한민국의 성장통 - 혼돈의 대한민국을 향한 공병호 박사의 통찰과 해법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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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공병호씨의 책을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이 읽었던 공병호씨의 책때문이었을까?  일부러 찾아 듣지 않아도 TV에서도 그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그랬을까? 책 많이 읽고, 책 많이 쓰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지식인이라고 사람들이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의를 듣고 힘을 내고 용기를 내며 새로운 도전을 한다고 들은 적도 있는 것 같다.  경제학 전문인으로서 치밀하게 분석하고 상황을 진단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실현가능한 성공 전략을 많이 알려준다고들 했다. 그래서 그의 신간 "대한민국의 성장통"의 발간소식을 들으면서 지금의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국민으로서 뭔가 얻을 수 있겠다 싶어 그의 책을 선택했다.
 대한민국의 성장통.

단어의 선택이 정말 탁월하다. 성장통이라고 하면 어린 아이들이 아무런 이유없이 다리 등 하지의 고통을 호소할 때 내려지는 진단이다.

"네가 크느라 아프단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을테니 걱정하지마"

라고 엄마들이 찜질을 하며 달래주면 아이들은 안심하고 스스로 잠이 든다.

 성장통. 자라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얻어지는 통증이다. 아프지만 조금 참으면 어느덧 자라있다.

대한민국도 그렇게 자라나는 과정에 있다고, 지금 조금 아프고 혼란스럽고 견디기 힘들지만 조금만 지나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작가의 희망적인 메세지가 담긴 제목이다.

  환상적인 제목 아래에 2 부분으로 나눠진 본문이 있다. 대한민국이 오늘날 이토록 아픈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는 제 1부와 성장통을 이기기 위한 개인의 선택과 사회의 선택이 제 2부이다. 

  먼저 1부에서 성장통의 이유를 다방면에 걸쳐 찾아 놓았다. 성장통의 주된 고통을 경제적인 문제에서 찾는 저자를 보면서 경제학도라 그렇게 보는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의 국제경제적 지위를 놓고 보았을 때 다른 나라가 너무나도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힘들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견디기 어려워하므로 비교 프레임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사회는 더욱 긴밀해져서 우리나라만 건강하고 안정되어 있으면 지속적으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강대국들의 경제상황에 영향받는 글로벌 자본주의로 나아갈 것이라 예측도 한다.  집권 초기 MB정권은 국민의 열화와 같은 지지율을 자랑했었지만, 곧 국민들을 길거리로 내 쫓고, 그 반대급부로 지지율은 톡 떨어지게 되어다.

정치이념 없이 수익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하는 밀어붙이기 식의 정책, 떨어진 지지율 회복을 위한 포퓰러리즘에 입각한 정책들이 결국은 제살파먹기가 되어 다시 국민들의 숨통을 죄어온다고 예측하고 있다. 한 나라 속에 수많은 이념들이 숨쉬고 있기 마련인데 대한민국은 이념적 논쟁에서 좌파 지식인들이 지나치게 명분만 내세우고 현실을 외면하고 있어서 국민들의 단합을 막는다고 보고 있다. 

아! 나는 몰랐다. 공병호씨가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 정치적으로는 보수주의자라는 것을....

  그의 주장을 보고 있으면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것도 있긴 했으나, 우리 대한민국이 처한 모든 상황을 경제적인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해결하려 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즉, 정책적인 변화로 해결해야할 문제들까지 개인의 어깨에 올려다 놓으며, 개인이 참고, 개인이 현명하게 대비하고, 개인이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대 보수의 개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좌파라는 단어를 여러번 쓰면서 10년간 진보진영의 여러 정책의 실패로 오늘날 국민들이 고통에 빠진것처럼 말하고 있다.

  각종 복지정책을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이라하며 결손아동을 지원하는 정책마저도 의타심만 기르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물적 성장이 있어야만 자유민주주의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먹고 살기위해 노력해야할 시기가 있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할 시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공병호씨의 글은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 옷을 한동안 입고 있는 듯 해서 읽는 내내 불편했고, 그의 보수적 성향으로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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