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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처럼 꿈꾸고 게이츠처럼 이뤄라
이창훈 지음 / 머니플러스 / 2010년 2월
평점 :
단 하루도 컴퓨터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아침의 새로운 뉴스, 일기예보부터 시작해서 직장에서 업무는 물론 말 할 것 없고, 음악 듣고, 영화 보고, 공부하는데까지 사용되니 컴퓨터 없이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지금보다 월씬 힘들게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된다.
내가 처음으로 만난 컴퓨터는 고등학교 때 만난 애플이었다. 전원을 넣으면 흑백의 모니터에 베이직 프로그램을 입력할 수 있는 커서만 깜박 거리는 것이 전부였다. 모든 프로그램을 플로피 디스크에 넣어서 실행시켜야 했기때문에 플로피 디스크를 하늘처럼 모셨다. 베이직을 배우기 위해 샀던 애플을 2년 정도 사용하다가 드디어 XT라 불리는 퍼스널 컴퓨터 PC를 샀다. MS-Dos 프로그램을 담은 플로피 디스크를 넣어 부팅을 시켜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때 MS라는 것이 Micro-Soft의 머릿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애플 컴퓨터로 스티브 잡스를 알게 되고, PC의 운영체제였던 Dos를 통해 빌 게이츠라는 사람을 알게 된지 20여년이 훨씬 넘었다. 컴퓨터, 경제,음악, 영화, 기부문화 등에서 너무나 자주 접하였던 두 사람이지만,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별로 없었다. 그저 경영의 천재들이라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갑부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 책 "잡스처럼 꿈꾸고, 게이츠처럼 이뤄라"라는 책을 읽고 두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서 뿌듯하다.
이 책은 4개의 챕터로 이뤄져있다. 먼저 어린시절 두 천재들의 모습이다. 만약 잡스와 빌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오늘날의 영광은 없으리라 생각되는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니었다. 자폐증과 과잉행동장애가 의심되는 두 아이의 어린시절에는 어둠이라곤 없었다. 두 아이를 담당한 선생님과 부모님께서 그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맞춰서 키워주었다. 특히 잡스는 입양아인데 양아버지가 뭔가 만들고 고치는 취미를 가졌고, 늘 관대히 잡스의 호기심과 몰입을 받아 주었기때문에 어려서부터 전자기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 교육시스템이 오늘날 미국의 훌륭한 CEO를 탄생시킨 밑거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두번째 챕터에서는 청소년기와 학창기의 잡스와 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청소년기때부터 기계와 프로그램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으며 자신들에게 알맞은 친구, 선배들과 어울려 "이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번째 챕터에서는 이기적이며 나쁜 남자의 표상인 잡스가 애플을 어떻게 창업하고, 쫓겨 났으며, 픽사와 넥스트사의 대주주가 되었는지 설명해 주고 있다.
네번째 챕터에서는 "앞서 출발하고 더 오래 노력하라(Start sooner, Carry on longer)"의 모토를 가진 CEO 빌 게이츠의 삶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얼마 전 애플에서 타블렛 PC를 개발하여 잡스가 직접 홍보하는 동영상을 봤다. 낡은 청바지에 티 하나를 입고, 다소 마른 모습의 잡스가 사업가적 수완을 발휘하여 컴퓨터 세상을 바꿔가는 모습에서 소름이 돋았는데, 그의 철저한 현실주의와 업적주의가 이루어낸 요즘의 컴퓨터 현실이 눈이 부셨다. 컴퓨터에서 시작하여 영화, 음악등 현대 문화계를 이끌어가는 그의 정확한 시각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지금은 컴퓨터 업계에서 은퇴하여 사회사업가가 된 빌 게이츠의 기부 선행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지만, 그가 주장하는 "창조적 자본주의"는 크게 고개 끄덕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더욱 욕심이 많은 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많은 것을 사회로 환원하고 있으며
"위대한 진보는 발견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어떻게 불평등을 줄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창조적 자본주의 세계에 만연하는 질병과 가난, 불평등을 없애야 합니다."(P 391)
라고 말하며 바람직한 기부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직접 겪어온 컴퓨터의 변천사에 관련된 두 사람의 일생이 이처럼 확연히 내 앞에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책 곳곳에 작은 팁들을 많이 숨겨 놓아서 읽기 재미도 쏠쏠하고, 두 사람의 깊이 있는 기업가적 철학, 삶의 태도도 알게 하는 힘이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