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몸값 1 오늘의 일본문학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벤쿠버 동계올림픽의 소식이 신문, 인터넷, TV를 달구고 있다.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거둬들인 각종 메달들이 국민들에게 기쁨이 되고, 힘이 되는 요즘, 일본 유명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올림픽의 몸값'이라는 다소 황당한 제목으로 3년만에 소설을 발간했다. 오쿠다 히데오라고 하면 이라부 의사가 등장하는 공중그네, 면장선거, 인터폴이 대표 작품이라 유쾌함만을 기대하기 쉬우나, 최근에 읽은 최악, 야구장 습격사건 등에서는 다소 삶에 대한 진지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은 어떨까 하고 큰 기대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때까지 읽었던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을 선물한다.

이라부 의사 선생이 주인공이었던 "공중그네", "면장선거", "인터폴"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겐 유쾌함이 사라졌다는 것이 섭섭한 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악"을 읽었던 독자라면 "인생의 무게"를 느끼게 해 준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88년 서울 올림픽을 하기전에 우리나라에게 큰 컴플렉스는 64년에 이미 일본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었다는 점이었다.

일본사람들은 자기네끼리는 잘 뭉친단다. 나라를 위해 개인을 희생할 수 있는 민족이란다. 언어에 욕이 적으며 사람들은 간을 빼 내 줄 것처럼 친절하단다.  저축률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멋진 나라란다라는 식의 말들을 들으며 진짜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했었지다. 일본은 처음부터 잘 살았던 나라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세밀하고 정교하며, 깔끔하고 정리 정돈 된 나라였다. 

내가 알았던 일본은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았던 일본은 만들어진 일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64년 도쿄 올림픽이 치뤄지기 몇 달 전, 여름이 시간적 배경이다.

  주인공 3명,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는 사마자키 구니오, 방송국에서 일하는 구니오의 대학 동기 스가 다다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형사 오치아이 마사오가 소설을 풀어간다. 사건의 전개가 시간의 순서에 따르는 듯 하면서 그 안에서 현재와 과거가 뒤섞여있다.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도시, 아니 일본 전체를 정비해 나가는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했으며, 국가 행정에 의해 철저하게 계획되는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인간소외"가 잘 묘사되어있다.

책을 잡으면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오쿠다 히데오의 흡입력은 진짜 놀랍다.

"국가"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소외 시키는 엄청난 일을 저지를 수 있는 권력집단이라는 것에 새삼 분노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심판의 오심, 각종 부조리로 대표되는 현대의 올림픽은 평화와 화합의 제전이라는 올림픽의 정신을 상실한 것은 아닐까 싶다.

비인간적인 도시에서 목숨을 잃어야했던 형을 대신해서 공사판에 뛰어든 불운한 대학생 구니오가 진짜 올림픽의 몸값을 성공적으로 받아낼 수 있을까? 소외된 인간성을 어떻게 회복할까? 오쿠다 히데오의 결론이 무척 궁금하다.

얼른 2편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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