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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도시락 - 맛있고 간편한
김정훈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딸아이가 교육청 과학영재 시험을 치겠다고 한다. 부모가 모두 이과출신이라 어려서부터 과학,수학을 좋아해 이것 저것 책을 많이 보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 애를 많이 쓴다. 초등학생 영재시험이라도 교과 심화 문제가 많아 한눈에 보고 딱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아이가 보지 않을 때 미리 답을 보고 인터넷과 책, 참고서 등을 찾아보고서 아이에게 가르쳐주었다. 이뿐 아니라 요즘 시사 뉴스에 나오는 과학 뉴스는 도통 이해 할 수 없다. 전통 과학은 어느 정도 지식이 있지만, 요즘 유행하고 있는 각종 응용 과학들은 용어부터도 생소할 때가 많다. 어느 대학, 어느 교수가 어떤 발견, 발명을 했다고 해도 고개 몇 번 갸웃거리고 지나갈때가 많다. 이미 내 몸 안에는 과학적 호기심, 문제 해결력등이 몽땅 없어진 듯하다. 아이가 1,2차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면접시험을 남겨뒀을 때 면접에 도움이 되는 책이 뭐 없을까 하고 찾다가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아이가 면접 보러 들어갈 때 아이 손에 이 책을 쥐어주었다. "마음 가라앉히고 한 번 읽어봐"라면서...
아이는 밝은 얼굴로 면접을 치르고 왔고,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 책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면접시간에 읽은 내용을 동생에게 설명해 주었다. "청소년 저작 발굴 및 출판 지원 사업 당선작"이라더니 쉽게 풀어서 잘 설명했나 싶었다.
평상시 습관대로 책날개에 있는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았다.
저자 김정훈씨는 카이스트 출신의 생물학 박사가 자신의 꿈을 찾기위해 애니메이션을 배워 아이들을 위한 플래시 애니매이션을 여러 편 제작해 아이들에게 과학적 호기심을 키워주고 지금은 동아 사이언스의 기자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본 과학의 세계를 정식이 아닌 도시락으로 마련했다고 했다. 정신 바짝차리고 집중해서 들어도 잘 모르는 과학 정식이 아니라 가볍게 다가가도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도시락이라고 하니 과학책을 펼치는 마음이 상당히 가벼웠다.
8개의 파트로 나눠서 도시락을 하나씩 마련했다. 우리 몸에 숨겨진 과학, 생활 속의 과학, 생명 연장의 과학,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신기한 생태계, 미래로 나아가는 첨단 기술, 우주 정복의 꿈, 괴짜 과학자들의 비밀 노트가 그 도시락들이다.
저자가 생물학 전공이라 그런지, 생물 이야기가 많았는데 우선, 설명이 아주 쉬웠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겪는 일이라 무시하기 쉬운 일도 과학과 관련해서 설명해주니 '아하!~'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겨드랑이를 비롯해 우리 몸의 털이 구불한 까닭, 무늬가 반복해서 겹치는 무아레 현상, 우리 몸 속의 어떤 세균은 비만을 일으킨다는 사실,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돌려 치료한다는 사실, 항생제 내성균을 잡아 먹는 박테리오 파아지, 김연아 선수의 점프가 왜 명품 점프인지,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스피루리나가 지구를 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등등 내가 알게된 과학적 상식이 정말 많다.
귀여운 삽화와 더불어 쉽게 설명한 방식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시대를 뒤따라 잡는 듯한 과학적 시사성이 참신했다.
미개척 분야인 밀리미터파의 유용성, 위험한 쓰레기였던 삼중수소의 변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대한 설명은 한참 궁금해하던 사실을 알려주어 좋았다.
과학적 상식은 일부러 노력하지 않으면 따라잡기가 참 힘들다. 어려운 과학적 지식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 이런 책들을 자주 접하여 호기심, 문제 해결력 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현대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맙다. 과학 도시락. 아주 맛나게 잘 먹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