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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가 행복할까? 패리스가 행복할까? - 서른 살 여자 연우, 리얼한 행복을 찾아 나서다
황선희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09년 12월
평점 :
책을 선택할 때 무엇을 보고 선택하냐고 물으면 나는 "제목"이라고 답한다. 제목이 책의 많은 부분을 이야기 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 "오프라가 행복할까? 패리스가 행복할까?"라는 제목을 보며 책을 살짝 펼쳐 보았다. 깔끔하게 표현 된 차트와 요점 정리를 보며 오프라, 패리스를 비롯한 유명 여성인사의 인생론에 대해 알게 되겠구나 생각했다. 흑인 여성으로서 어렵사리 토크쇼의 여왕자리에 올라온 오프라가 행복할까? 태어날 때부터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는 공주로 태어나서 마음 먹은대로 먹고, 마음 먹은대로 입고 즐기며 살 수 있는 패리스가 행복할까? 참 재미난 주제를 선택한 책이라 생각하고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의 생각이나 사상, 느낌을 써 나간 수필이 아니라 소설이었다는 것을... 나의 뒤늦음 깨달음이 겸연쩍어 슬쩍 머리를 긁으며 계속 읽어 나갔다.
주인공 연우는 6개월 사귄 남자친구에게 "넌 좋은 여자야, 그렇지만 난 멋진 여자가 더 좋아"라는 요지의 이별멘트를 듣게 된다. 좋은 여자와 멋진 여자와의 차이점이 무엇일지 궁금해 하던 연우는 대학시절 존경하는 선배에게 그 차이점에 대해 메일로 문의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게 되고, 스스로 성장하는 여자가 된다는 줄거리이다. 연우는 이 세상의 여자를 나쁜 여자-평범한 여자-좋은 여자-멋진 여자-위대한 여자로 나눈다. 그리고 천 명의 여자들에게 자신을 평가하여 5 범주 중에 어디에 속하는지 물어봤는데 나쁜여자 2명, 평범한 여자 293명, 좋은 여자 668명, 멋진 여자 34명, 위대한 여자 3명이라 답을 했다. 반대로 남자들에게 자신이 사귀고 있는 여자들이 어디에 속하는지 물어봤다. 나쁜 여자 15명, 평범한 여자 537명, 좋은 여자 435명, 멋진 여자 12명, 위대한 여자 1명이라 답을 했다.
여자가 보는 여자, 남자가 보는 여자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된 데이터였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보는 것은 아닐까? 여자들이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이 간극을 좁히는 길이 올바른 여성상, 나아가 올바른 인간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리라.
연우가 남자들을 커피를 선택하는 스타일에 따라 재미나게 분류하는데 카푸치노를 좋아하는 남자는 거품이 많은 허풍쟁이, 에스프레소를 선택하는 남자는 독한 남자, 헤이즐넛을 선택하는 남자는 진정한 향기를 아는 남자, "아무거나"라고 대답하는 남자는 우유부단하기 짝이 없는 남자라고 한다. 내 주위에 있는 남자들에게 적용을 시켜보면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이 책에서는 멋진 여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열정, 용기, 도전, 실천, 센서(배려), 멋진 습관으로 설정해 놓았다. 읽어나가다 보면 좋은 여자와 멋진 여자를 가를 수 있는 좋은 조건은 "사회적 배려" 알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즉, 나 자신, 내 가족에게 잘 하는 여자는 좋은 여자라 할 수 있으되 눈을 큰게 뜨고 내 가족이 아닌 내 주위의 사람, 우리 사회의 사람, 어두운 곳에 있으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마음과 정성을 쏟을 줄 아는 사람은 멋진 여자라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마무리 하였듯이 연우가 진정 멋진 여성일까?
회사를 과감히 그만두고 까페 매니저가 되기 위해 도전했고, 노력했고, 실천했다.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서 1억원이란 큰 종잣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그러나 그녀의 멋진 노력 속에는 "나" 아닌, 제 3자를 한 노력은 없다.
연우가 진정 멋진 여자가 되려면 까페 매니저가 아니라 다양한 커피맛을 만들어 내는 생산형 바리스타가 되어 있어야 했고, 아끼고 아껴 1억원의 돈을 만들어내는 야무진 여성이 아니라, 다양한 루트를 통해 타인을 돕는, 이웃에 대해 배려 깊은 여성이 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그것을 읽는 독자가 판단하도록 길만 만들어 주면 된다. 독자를 가르치려 하면 이렇게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황선희씨! 너무 많은 것을 주려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