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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문법 달인이 되는 법 - 완전개정판
이경수 지음 / 사람in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993년에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으니 일본어와 인연이 닿은 지 15년이 넘었다.
필요에 의해 시작한 공부가 아니라 그저 취미삼아 배울만한 것을 찾다가 일본어를 시작했다. 배움에 대한 목마름, 필요의 절박함 이런 것 없이 여유있게 시작했다. 시작할 때는 취미였는데 배우는 도중에 일본어 능력시험에 통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열심히 공부하여 일본어 능력 1급을 땄다. 여유있게 시작해서 그런지 나는 일본어 공부가 참 재미있었다.
우리 주변에 일본어 흔적도 많이 남아 있어서 배우는 작업이 지겹지도 않았고, 적당히 어렵고, 적당히 성취의욕을 자극했던 언어였다. 혹시 누가 일본어 배우기쉬워요? 라고 물어보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네, 다른 언어보다는 훨씬 쉬워요."
진짜다. 한국인에게는 일본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조건이 있다. 같은 한문 문화권과 비슷한 어순(문법체계), 동양 문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처음 배울 때는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일본어 특유의 각종 변화, 형용사 변화, 동사 변화 등에서 막히게 된다. 법칙에 고스란히 적용되면 좋겠지만 항상 예외가 있고 그 예외를 외우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규칙도 외우고, 예외도 외우면서 한 반 한 발 앞으로 나가아다보면 문법에 얽매이지 않고 대충 얘기해도 문법에 들어맞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그때쯤이면 문법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내가 지금 그렇다.
초등학생 어린이에게 일본어를 좀 가르칠 기회가 왔는데 문법을 어떻게 가르쳐야하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문법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이 나의 레이더에 걸려 들었다.
나는 어학에 관련된 책을 고를 때는 출판사를 눈여겨 보는 편이다. 출판사의 성향이 나와 잘 맞아야 책도 재미나고 공부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사람in 출판사는 독자를 위한 컨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편이다. 회화책에 cd, mp3가 제공되는 일은 흔하지만 이 책은 문법책에 mp3가 제공되어 있다. 그것도 강의 내용 중의 일본어 문장만 담은 내용이 아니라 책속의 모든 내용을 설명한 음성강의를 제공한다. 사실 문법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인위적으로 완성되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 배울 때도 한 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책을 계속 본다는 것은 좀 지겨운 작업인데, 강의 내용이 mp3로 제공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내용적인 면을 좀 보자면, 현대적인 개념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
15년전에 일본어를 배울 때는 형용동사라고 불리었던 것들이 형용사로 바뀌어 있었고, 동사 변화에 따라 1단, 5단, 불규칙 동사로 불리었던 것도 1류,2류,3류로 알기쉽게 나누어져 있다. 그때도 왜 1단, 5단이라 할까 라고 의문을 가지면서도 무조건 외워야된다고 해서 억지로 외웠던 기억이 있다. 일본어의 현대적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어서 문법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책 가장자리에 각종 재미있는 tip을 제공하여 지루하지 않도록 조절해 주고 각종 파스텔톤의 칼라를 썼으며, 삽화도 재미나게 그려놓았다. 책 뒷편에는 활용노트가 있어서 형용사, 동사 등의 변화를 직접 쓰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휴대하기도 간편하여 틈나는대로 펼쳐보면서 형용사, 동사의 변화를 완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본어를 처음 대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양이 많아 보일 수도 있고, 어려운 문법적 용어가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어를 끝까지 공부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은 이런 책 1권쯤은 소유하고 언제든지 펼쳐보고 듣는다면 문법도 완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어 공부를 하고, 일본어를 가르치는데 큰 재산을 얻은 듯 뿌듯한 느낌이 든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