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법정 스님이라고 하면 "무소유"라는 단어가 떠 오른다.

법정 스님의 글을 읽으면 정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감히 실천은 할 수 없지만 끊임없이 긍정하면서 수첩 한 구석에 스님의 말씀을 담아 놓고 마음이 심란하면 읽어보고 마음을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나온 것은 작년 연말이었지 싶다. 일년을 마무리하는 뒤숭숭한 마음에 이 책을 잡았는데 이것저것 할 일이 겹치는 바람에 놓았던 책을 8월, 2009년의 한가운데 읽게 되었다.

2009년을 마무리할 때 이 책을 다시 떠 올리며 허무함에 푹 빠져 있을 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 하는 소망을 챙겨 보았다.

책을 펼치면 법정스님께서 한 손에는 안경, 한 손에는 찻잔을 든 사진이 있다. 그 사진 밑에는

  "내 삶을 이루는 소박한 행복 세 가지는 스승이자 벗인 책 몇 권, 나의 일손을 기다니는 채소밭, 그리고 오두막 옆 개울물 길어다 마시는 차 한잔이다" 라는 글이 있다.

무엇인가 가지려 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내게 다가온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스님의 삶을 나타내고 있는 구절이라 할 수 있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한 가지라도 더 가지고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더 물려 주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인 평범한 우리들이 흉내도 낼 수 없는 대단한 삶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 받았던 구절은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긍정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이 존재계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다(P 22)"

라는 구절이다.

책의 제목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된 이유도 스님이 이 말씀을 우리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까닭이 아닐까?

한 해 두 해 보내면서 커지는 욕심만큼 허무의 깊이도 깊어만 간다.

나보다 돈 많은 사람, 나보다 재주 많은 사람, 나보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눈에 띄는 어리석음을 자꾸만 겪게 된다. 지금 서 있는 이 곳이 정말 소중한 곳이며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곳이고 항상 감사해야 하는 자리임을 알아야 한다고 죽비를 치면서 나에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 조금 더 가지고, 조금 더 올라가려 애쓰지 말고 주위를 살피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나를 성장시켜 나가도록 나를 이끌어 주는 글이 참 많았다.

정신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글들. 참 소중했다.



마지막으로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글이 있어 옮겨 본다.



"책을 가까이 하면서도 그 채긍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 아무리 좋은 책일지라도 거기에 얽매이면 자신의 눈을 잃는다. 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읽을 수 있을 때 열린 세상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책에 얽히지 않고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책에는 분명히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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