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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
이남수 지음 / 길벗스쿨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남수, 길벗스쿨
퀴즈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단편적인 지식 암기에 강해서 그런지 10문제 중 8문제 정도는 무난히 맞춘다. 그런데 내가 헤매는 퀴즈는 영어 퀴즈이다. TV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영어 퀴즈는 자막과 함께 나오는데 자막을 보지 않고 듣기 만으로 영어퀴즈를 맞추려 애를 쓰면 전혀 못 맞춘다. 결국 자막을 봐야만 해결이 된다.
좋아하는 영화들도 마찬가지이다. 자막 없이는 대사가 들리지 않으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학교에서 받은 중, 고등학교의 영어 교육, 대학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한 영어 등 10년 넘게 영어를 공부했지만 문장 해석은 되어도 듣기가 전혀 되지 않는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콕 찝어내는 책이 있다.
이 책 "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는 모국어 습득 과정과 똑같이 듣기부터 시작하여 영어 교육을 사교육 없이 집에서의 활동만으로 완성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책이다.
딸 둘을 키우면서 많은 육아서적을 보아왔다. 모든 책이 다 그러하겠지만, 육아도서는 읽은 만큼 도움이 되었다. 물론 많이 도움이 되느냐 아주 적게 도움이 되느냐라는 차이점은 있다.
이 책도 처음 볼때는
'솔빛이네 엄마가 한 방법 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라는 아주 작은 소망을 가지고 펼쳐 들었는데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솔빛 엄마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터잡기라 하여 모국어 교육을 강화하여 기초를 마련하라고 말한다. 모국어는 듣기부터 시작되지만 마무리는 책읽기이다. 모국어 책읽기가 안 되는 아이들에게 외국어 공부는 모래사막에 성을 쌓는 일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자신에게 쌓여진 지식체계가 없으면 외국어 교육은 절대로 잘 되지 않는다. 아주 어릴때부터 이중언어생활에 노출되어 모국어 교육을 소홀히 받은 아이들이 이제 와서 각종 휴유증에 시달린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어리석은 엄마들을 탓하게 된다. 솔빛 엄마는 무엇보다 모국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초등학교 3학년까지 모국어 교육에 주력하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4학년 쯤 본격적인 듣기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듣기는 주로 비디오 보기 활동을 통해 이루어졌다. 영어로 된 비디오를 자막을 가려가며 하루에 30분 이상씩 꾸준히 보게 했다고 한다. 요즘에야 비디오보다 디비디라는 훨씬 좋은 매체가 있으므로 디비디를 활용하여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으라. 아이가 본 비디오 소리를 녹음하여 잠자리에서도, 멀리 여행갈 때도 언제 어디서든지 흘려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비디오를 본 지 9개월이 지나서 솔빛이가 중얼 중얼 흥얼 흥얼 비디오에 나오는 대사를 듣고 따라할 수 있었다 한다. 정확하고 명료한 발음은 아니지만 들리는 대로 연속하여 따라 말하기 솔빛엄마는 '연따말'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연따말 단계를 지나고 나면 '정따말'이라고 하여 정확하게 따라 말하기 단계에 들어간다고 한다. 듣기, 말하기가 어느 정도 되면 CD를 이용하여 영어 쓰기 단계에 접근한다. 영어로 낙서도 해 보고 영어로 일기도 써 보면서 서서히 영어 쓰기에 자신감을 가진다고 한다.
문법에 치우친 영어 교육이 아니어서 중학교 들어가면 고생할까 걱정도 많이 했지만 모국어적인 감각으로 문법도 무난히 해결했다고 한다. 영어를 잘 하게 되니 비디오를 통해 일어도 익히게 되고 각종 자원 봉사도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무한대로 발휘하면서 솔빛이는 청소년기를 보낸다.
영어 사교육의 폐단이 싫어 아이들 직접 가르치게 된 엄마의 다양한 방법이 참으로 놀랍고, 공교육을 과감히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택하는 솔빛엄마의 용기를 높이 사고 쉽다.
이런 엄마표 교육 방법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와 늘 가까이 있어야 되고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며 불안을 없애주는 역할을 엄마가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까딱 잘 못하다가는 엄마와 아이의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고, 잘못된 교육 방법을 택하여 오히려 아이의 교육을 망쳐버릴 수도 있다는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교육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솔빛 엄마처럼 완벽하게는 못하겠지만 어쩐지 내 아이와 함께 실천 해 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