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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글쓰기
셰퍼드 코미나스 지음, 임옥희 옮김 / 홍익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퍼트 코미나스 지음 임옥희 옮김 홍익출판사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씩 일기장이라는 곳에 기록을 하고 있다. 나의 기록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되었다.
기억하기로는 담임 선생님의 강요때문이었는데, 그 시대 교육정책이 그러하였는지 초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 담임 선생님들께서는 일기쓰기를 가장 중요한 숙제로 생각하셔서 억지로 시키곤 하셨다.
상황 묘사를 잘 했다거나 나의 감정을 잘 나타낸 것은 아니고 그냥 하루에 있었던 일의 나열에 불과한 기록이었지만 습관이라는 것이 무서워서 그런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사회인이 되어서도 계속 되었다.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후퇴 할 수도 없으며 상황을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당황스럽고 짜증나면 무작정 일기장을 펼쳐들고 앞, 뒤 가리지 않고 상황을 쭉 쭉 써 나간다.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길이 희미하게 보이고 스트레스 받던 상황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내 일기는 바쁠때 길게 쓰여지고 한가롭거나 마음이 편안할 때는 오히려 건너 뛸 때가 많다. 일기쓰기로 인해 참으로 많은 도움을 받기 때문에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글쓰기를 강요하고 있다.
나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담은 책을 만났다. '세퍼드 코미나스의 치유의 글쓰기'이다.
코미나스 박사가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지독한 편두통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처방을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글을 써 보지 않았던 사람이 숙제처럼 받아든 글쓰기는 참으로 하기 어려웠을 것이지만 의사의 처방이니 피할 수 없어 계속적으로 시도하다보니 편두통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코미나스 박사는 글쓰기의 전도사가 되었다고 한다. 인생이라는 길에는 수 많은 장애물이 숨겨져 있다. 뜻하지 않게 장애물을 만났을 때 가뿐하게 넘고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그 장애물을 넘지 못할 때는 인생의 짐이 되어 우리를 괴롭힌다. 그 때 글쓰기를 하면
'내면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놓음으로써 살아오면서 받아온 고통의 짐을 내려 놓을 수 있다'고 한다.
코미나스 박사는 자신의 연구결과 뿐 아니라 다른 교수들의 연구 결과도 같이 싣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 텍사스 대학의 페니베이커 교수는 '감동의 격동을 글로 쓸 때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현저히 나아진다'고 했다. 요즘은 자신이 당한 고통을 표현하지 못하여 스스로 고립되는 무서운 상황에 처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어 주절거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스스로에게라도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택해야 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 글쓰기라고 이 책은 말해준다.
치유의 글쓰기 연습으로 음식에 대해, 여행에 대해, 유언에 대해, 꿈의 메세지에 대해 써 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명상하고 기도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해라고 한다. 독후감이나 학교 숙제처럼 일회적으로 쓰는 글이라면 "이번만...이번만"하며 참으며 글을 쓰겠지만 평생써야 되는 글이므로 "에너지, 용기, 인내, 실천'이 필요하다고 박사는 말해준다. 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성실과 진실로 글을 써 나가면 내 인생의 십자가 무게는 가벼워진다고 하니 글쓰기란 정말 멋진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이때껏 써 온 글이지만 이제 하루에 20분 정도 규칙적으로 시간 배정을 해서 보다 진실되게 성실하게 글을 써 봐야 겠다.
책을 읽고 이렇게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한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