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클래식 50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클래식 50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5월

나에게 클래식은 추억이다.  과거에 멈추어 있는 음악.  현재 외면하고 있는 음악이다.
먹고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말하면 핑계가 될 수 있으려나? 참 오랫동안 스스로 찾아 들어보지 않았던 음악이 바로 클래식이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클래식 50."
이 책은 나를 대학시절로 순간 이동시켜 주었다.
클래식 기타 동아리 방.  대학 신입생때 선배들의 연주를 보고 한 눈에 반해서 시작한 동아리 활동이지만 기타 연주 활동보다는 클래식 음악을 듣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동아리 방 한 구석에는 자그마한 오디오 셋트가 있었고 헤드폰도 있었으며 선배들이 아르바이트 월급을 타면 하나씩 사서 기증한 각종 클래식 LP가 가득 꽂혀 있었다.  후배시절엔 감히 레코드를 고를 수도 없었고 선배들이 틀어 놓으신 곡을 옆에서 귀동냥으로 들으며 무슨 곡인가 궁금해서 힐끔힐끔 앨범을 들여다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클래식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 책의 저자 나카가와 유스케는 꼭 대학시절 선배처럼 정답게 같이 조목 조목 우리가 알아야 할 클래식의 상식들을 알려준다.
우선 우리들이 꼭 들어두어야 할 명곡들이 있다면서 베토벤의 운명,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드보르작의 신세계를 비롯하여 10곡을 소개하고 있다. 워낙 유명한 곡들이라 고유 번호 외에 후세에 붙여진 제목이 대부분인데 그 제목이 지어진 배경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작곡가들의 일생을 가볍게 훑고 지나간다. TV 드라마, 영화등에 삽입되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알고 있지만 누구의 무슨 작품인지 잘 모르는 작품 설명도 해 주고 꾸준히 전세계에서 상연되고 있는 오페라의 탄생이야기도 흥미 진진하게 들려준다.
숫자 9에 얽힌 교향곡 9번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입문서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였다.
작곡가의 위대한 곡을 세상에 알린 거장 연주가들, 지휘자들의 이야기도 참 재미나다.  솔로 연주가 돋보이는 협주곡,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는 명곡에 얽힌 에피소드도 읽을 만 하다.  
  클래식 입문서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지루하지 않은 것은 명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적재 적소에 잘 배치한 작가의 힘도 있지만 무엇보다 책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각종 명화들이 주는 임팩트가 대단하다.
소개 되는 명곡과 관련이 있는 명화, 작곡가들의 실제 사진, 악보, 연주모습, 작곡가들과 관련된 장소등등 의미심장하여 미술사 책인가 하고 착각을 할 정도이다.  각 장의 끝에 소개되어진 클래식 미스테리도 독자의 시선을 끈다.  술술 읽혀지는 책이라 읽을 부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 아껴가며 읽었다.
클래식이 어렵고 힘들게 여겨지는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 클래식이 즐겁게 와 닿을 것이며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대학 시절 이후로 사지 않았던 앨범들. 반찬값을 아껴서라도 조금씩 소장해야겠다.
세월이 흘러도 결코 우리를 슬프게 하지 않을 클래식 음악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