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 - 붓으로 칼과 맞선 500년 조선전쟁사 KODEF 한국 전쟁사 1
장학근 지음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나의 아버지는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이시다.

어릴적에는 그저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머리가 클수록 뭐한다고 남의 전쟁터에 가셔서 목숨을 걸고 싸우셨을까 싶어 안타까워했었다. 일개 군인이 무슨 선택권이 있었겠는가?  나라에서 가라면 가는 것이고 싸우라면 싸우는 것이 군인의 의무였겠지만 베트남 전쟁을 재조명 해보는 지금에서는 의미없는 피를 남의 땅에 흘린 것만은 분명하다.

  내 피부에 맞닿아 있는 베트남 전쟁외에도 우리 나라는 개국이래 수많은 전쟁을 치루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이 책은 조선의 전쟁사를 조선 초기의 영토개척 전쟁, 중기의 동아시아 삼국전쟁, 외교의 실패가 부른 전쟁, 조선 말기의 제국주의 열강과의 전쟁 등 4 부분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집권체제를 정비하지 못한 채 개국한 조선은 명나라와는 조공을 바치며 사대관계를 유지하고 여진과 왜구는 회유하고 화친을 맺어 평화관계를 유지하려 했다. 이는  백성이 풍요를 누리며 사는 나라를 부국이라 여기는 조선의 정치 신념때문이었다. 조선의 평화 짝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역사 시간에 이종무라는 장군의 이름을 반드시 외우도록 한 대마도 정벌.

우리는 정말 대단한 전쟁이라 배워왔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는 전쟁이었다. 조선과 명나라를 약탈하는 왜구를 없애기 위해 조선 최초로 정벌전쟁을 벌여 기습 공격등으로 성공을 하였으나 대마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한 조선은 대마도주에게 자치권을 인정해 주고 말아 나중에 대마도가 일본의 영토로 편입되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던 것이다.

 평화 유지를 위해 역시나 교린 정책을 폈던 여진족이 끊임없이 약탈과 살육을 일삼자 여진족을 몰아내고 영토도 확장한다는 꽁먹고 알먹는 정책을 펴는 조선. 드디어 여진족을 대대적으로 토벌하고 오늘날과 같은 국경선을 지도에 긋게 되었다.

 가까이 있으나 친할 수 없는 나라. 일본. 그들과의 전쟁을 동아시아 삼국전쟁으로 표현한다.

서서히 서양문물을 받아 들여 군국화의 길을 걷는 일본과는 달리 몇 번의 사화로 국가 경제력은 바닥을 치고 신분제가 불안해진데다가 무신의 혁명을 막기 위해 마련한 진관체제라는 도 단위 책임방어체제에 묶인 조선은 일본의 예고된 침략에 허수아비 쓰러지듯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자랑스런 수군 명장. 이순신이 없었다면 언제 어떻게 끝났을지 예측할 수조차 없었던 왜란 종결 후 조선은 전후 복구사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약화된 군사력은 강화될 기미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실리적인 외교정책을 펴던 광해군을 몰아내고 집권한 인조의 친명배금 정책으로 인해 호란을 겪은 조선은 국제 사회 변화를 애써 무시한 혹독한 댓가를 치루게 되었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서양 제국주의자들이 동양으로 눈을 돌리자 쇄국정책으로 일관한 조선은 병인양요, 신미양요를 거치면서 나라의 문을 더욱 강하게 닫고 개국으로 인해 서양과 동등한 위치에 오르게 된 일본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채 일본의 식민지라는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

조선은 평화를 사랑했다.

그러나 사랑의 방법이 올바르지 못했던 탓에 국민의 행복을 지켜내지 못하고 국운을 기울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지도자의 오판과 정책적 오류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온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 새로운 정치신념이 무대에 오른다. 그들의 최대 모토는 국민의 행복이길 바라며 오래된 미래. 역사로부터 겸손히 배우는 뜻에서 이 책을 소개해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