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월에 지인들과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었다. 거기에 가서 2번 놀랐는데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앙코르 유적을 보고 놀랐고, 유적지 곳곳에서 만나는 어린아이들때문에 놀랐다.
관광객에게 "원 달라"를 외치면서 집요하게 기념품을 들이미는 그 아이들은 관광산업 피라미드의 최하위층을 차지하고 있으나 어른들에 의해 조정되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를 큰 대야를 타고 와서 배에 있는 관광객에게 구걸하는 아이, 이제 아장 아장 걷기 시작했음직한 아이를 데리고 팔찌를 팔러 나온 아이, 달리는 버스를 쫓아 오며 허접스런 디카 사진을 파는 아이, 가느다란 팔에 팔리지 않아 시들시들한 바나나를 한 바구니 들고 파는 아이들.

처음에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캄보디아 국민, 어른들에게 화가 났다. 왜 당신들은 당신들의 소중한 아이들을 이렇게 방치하고 있느냐고 따지고 묻고 싶었다. 나는 그랬다. 그 아이들을 보고 울다가 화내다가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존 우드는 행동으로 옮겼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호주 및 중국지사 이사로서 바쁜 삶을 꾸려나가던 존은 히말라야 트래킹중에 우연히 네팔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배우고 싶어하지만 배울 장소가 없고 책이 없는 아이들을 마주한 그는 트래킹 하는 내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록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버지 집으로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보내줄 것을 부탁하는 메일을 띄웠다.  최악의 선택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그의 메일은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고, 그 감동으로 인해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책들이 속속 모이게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해외이사로서 얻는 금전적 이득과 명예, 이를 중요시 하는 애인까지 포기한 존 우드는 룸 투 리드(Room to Read)라는 조직을 만들어 지금도 줄기차게 제 3 세계에 도서관을 짓고 책을 기부하고 있다.

  엄마가 지혜롭고 현명해야 자식이 바르게 자란다는 생각으로 소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한다는 룸투리드의 자선 사업은 생각은 있으나 행동에 옮기지 못한 사람들의 가슴 한 켠에 자리잡은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누리고 있는 혜택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선 사람을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향기가 뿜어져 나오기 마련이다.

가지는 방법이 잘 못 되어 장관직에서 멀어지는 졸부들에게서는 결단코 맡을 수 없는 아름다운 향기 말이다. 책장을 펼치고 얼마 읽지 않아 눈시울 붉히기 시작했고, 읽는 내내 책의 곳곳에 숨어 있는 감동으로 인해 참 행복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을까'

감사한 고민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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