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히사이시 조 지음,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히사이시 조 씀, 이선희 옮김, 출판사 이레

 

 책의 표지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일본인이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벗꽃이 검은 비단위에 수 놓아져 있는 듯이 프린팅되어 있다. 그 벗꽃 한 구석에 작가의 이름, 번역가의 이름을 먼저 제시한 뒤 아주 겸손하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까"라고 책 제목을 보여준다.  지은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몰라도 책표지만 보면 일본인이 쓴 글인가보다 라고 느낄 수 있다.

  히사이시 조.

일본 애니매이션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그의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의 OST를 거의 대부분을 작곡한 사람인데 그의 음악적 스케일이 상당히 커서 하야오 감독의 범세계적인 메세지와 부합된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나는 그를 단지 인기 작곡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아주 객관적인 사람에게서 그를 소개 받은 기분이다. 자신의 음악, 자신의 인생, 자신의 가치관을 아주 쉬운 단어로 표현해 주었다.

 
만드는 족족 유명해지는 그의 음악 듣고 있으면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고 감성이 나오는 것일까?' 
 라면서 타고난 재주의 불공평함을 먼저 지껄이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재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곡을 쓸때마다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고 자신을 한계상황으로 몰아 넣는 진검승부를 한단다. 그런 상황을 매번 즐기는 그는 진정한 프로의 자세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족스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요소가 직감력이라고 생각하는 히사이시는 직감력을 연마시키 위해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지식과 경험을 축적시키라 한다. 자신의 수용능력을 최대한 확장시켜 정보를 받아 들이되 그 상황을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예술을 업으로 사는 사람들은 직감력이 뛰어나서 일반적인 삶보다는 상당히 주관적일것이라 생각했고 객관적 판단을 다소 업수이 여길 것이라 생각했지만 비지니스적인 감각이 뛰어난 예술가들은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일본 뿐 아니라 중국, 한국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히사이시는 일본 음악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판을 하고 있으며 보다 선진적인 음악문화를 위해 과감히 보수적인 성향을 탈출 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간간히 보이는 제국주의를 향한 일침, 일본의 미지근함에 대한 질책 등도 상당히 재미났다.

 

작곡가에 머무르지 않고 지휘를 하고 연주를 하는 히사이시.

그가 만드는 곡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프로의식에 입각하여 연마된 직감력과 끈질긴 노력이 그 이유인 듯하다.  

 

그를 자세히 알게 해 준 이 책.  가볍게 여러번 읽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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