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베트남 여행을 가기로 1달전에 친한 선,후배들과 약속을 했다. 어디를 가든지 알고 가는 만큼 느끼고 온다고 생각하고 검색을 해 봤더니 도올 김용옥의 책이 레이다 망에 걸렸다. TV에서 강연하는 모습이 언듯 머리를 스치고 사야 겠단 결심이 생겨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 내 손에 도착한 이 책을 펼쳤지만 쉬운 여행기가 아니었다. 만만치 않은 단어들과 역사, 사상들이 허겁지겁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1번 정도 완독을 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현지 여행 가이드들이 도올 선생과는 다분히 차이가 나는 사상의 틀 위에서 유적들을 설명 해 줬기때문에 머리 속에서 책의 내용과 비교하면서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비교할 수 있었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다시 읽은 이 책. 가기 전에 잘 몰랐던 것들도 같은 루트로 돌아보고 나니 그의 느낌, 그의 사상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도올 그는 이 책을 순수 여행기로 썼다. 출국부터 입국까지 여행의 순서대로 여행지를 설명해 줬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들은 것을 그대로 서술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지식들과 잘 혼합하여 새로이 가공된 2차 지식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베트남. 그저 조금 미안한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호치민으로 대표되는 베트남의 혁명세력과 그들의 혁명의지를 베트남 현대사에 녹혀 잘 알려 주었고 단지 미안했던 마음이 존경의 마음으로 바뀔 수 있었다. 내가 베트남인들에게서 따뜻함과 순박함, 발전 가능성을 읽었다면 다 도올 선생 덕분이다. 캄보디아. 킬링필드, 정세가 어지러운 나라, 앙코르 유적지. 내가 캄보디아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흉내낼 수 없는 위대한 유산인 앙코르 유적지를 섹슈얼리즘에 입각하여 독특하게 설명해 준 것도 참 재미있었다. 사진 찍고 돌아서고 찍고 돌아서야 했던 수많은 앙코르의 유적이 그나마 머리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도올 선생의 자세한 크메르 역사 설명 덕분이었다. 생각해보니 도올 선생의 다른 책은 접한 적이 없다. 이 참에 호치민의 평전도 찾아 보고 도올 선생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 봐야겠다. 베트남과 앙코르 유적지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은 한 번 쯤 읽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