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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밑 도피자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9월
평점 :


📚 누구를 위한 도피처였을까? -『처마 밑 도피자들』(리러하 지음, 팩토리나인, 2026)
매력적인 악마 캐릭터와 계약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많은 인기를 모았었던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되지 않는다』를 쓴 리러하 작가가 이번에 영혼과 차사를 소재로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처마 밑 도피자들』이 그 책이다.
『처마 밑 도피자들』은 주인공 현수리가 연락을 끊고 지내던 선배 장호재의 갑작스런 제안을 받아 어느 인테리어 업체의 사무직으로 취직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수리가 영혼을 볼 수 있고, '소도' 라는 임시 대피소를 만들어 사자의 눈을 피해 영혼의 마지막 시간을 벌어주는 일을 한다는 점이다. 이런 일을 하면서 사자 '신산' 과도 엮이게 된다.
이 책은 소재의 현대화를 잘 구현했다는 점에서 매력을 띈다. 저승사자들이 바이크를 타고 다니고, 병원에서 죽는 영혼들이 많은 현대 시대에서 사자들은 이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리고 영혼을 곁에 두는 장치로 정자나 무당집 등을 활용하는 게 아닌 영혼별 사연이 드러나게 인테리어된 방을 사용한다. 이런 현대화는 독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고 이야기의 세련됨을 높여준다.
작가의 전작처럼 캐릭터들의 매력도 눈에 띈다. 주인공 수리는 오랫동안 함께한 예술을 놓고 가족들의 압박으로 평범한 사무직으로 살아가지만, 영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그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못하는 따뜻함을 보여준다.
메뉴얼대로 하는 것이 아님에도 수리의 요청을 무시하지 않고 도와주는 저승사자 신산과의 케미도 작품의 매력을 높인다. 인테리어 업체, 지족 스페이스에서 핵심 인물인 수리의 상사 민연랑이 가진 가치관의 반전도 좋았다.
작품에서 영혼의 주요 도피처로 수리가 만든 '처마 밑'과 지족 스페이스가 만든 '방'이 나온다. 특이점은 두 곳 모두 영혼이 자발적으로 원해서 만든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처마 밑은 저승사자가 영혼을 데려가기 직전 마지막 시간을 벌고자 수리가 만든 공간이고, 지족 스페이스의 방은 유족들의 요구로 영혼에 맞추어 커스텀한 방이다. 영혼을 위한 공간이라는 지족 스페이스는 철저히 자본에 의한 공간이라는 점도 특이하게 느껴졌다.
수리와 지족 스페이스 모두 영혼들에게 도피처를 원하는지 묻지 않는다. 수리는 자의적으로 만들고, 지족 스페이스는 타인의 요구를 받아 도피처를 만든다.
차이점은 수리는 영혼을 생각해서 만들고, 지족 스페이스는 영혼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사소한 차이점은 사건의 시발점이 되고 결국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며 수리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작중에 수리의 과거사가 주는 늘어짐과 주인공의 저승사자에 대한 원망이 다소 과하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한 인물들과의 케미와 소재의 현대화, 도피처라는 공간이 던져주는 생각 거리를 가진 『처마 밑 도피자들』만의 매력은 분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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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samnparkers 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 AI로 사진 배경을 변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