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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안 사이코
버지니아 페이토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6월
평점 :

이토록 신명나는 칼춤이라니 - 『빅토리안 사이코』버지니아 페이토 지음, 배지은 옮김, 현대문학, 2026
'순수악' 의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을 본 적 있는가?
여기 ' 순수악'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주인공이 신명나게 칼춤을 추는 소설이 있다, 바로 이 책, 『빅토리안 사이코』다.
『빅토리안 사이코』는 버지니아 페이토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뉴요커, 타임에서 올해의 책으로 뽑혔으며,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 상영작인 <빅토리안 사이코>의 원작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이 책의 매력은 단연 주인공 '위니프레드 노티' 에서 나온다.
그녀는 엔저 저택의 가정부로 들어가며 파운즈 부부의 자녀인 앤드루와 드루실라를 가르치고 살핀다. 파운즈 부부의 가정부로 들어가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죽이기 위해서.'
이제 대부분의 책들은 여기서 주인공 노티가 왜 그들을 죽이려 하는지, 왜 복수를 하는지 그녀의 사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거나 살인에서 고뇌하는 노티의 모습을 묘사하거나 등의 전개를 이어나갈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전개는 비범하게 흘러간다. 노티의 시점에서 파운즈 가족들을 죽이기 위한 복수, 살인 과정만 그려진다. 노티에게 살인에 대한 고뇌, 아픔은 없다. 그녀는 태연하게 자신의 복수에 방해되는 시종, 하녀들을 죽이며 파운즈 가족들에게 가까워진다.
노티를 악마라 하며 두려워하며 배척했던 부모님 등 그녀의 과거가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과거에 전혀 우울해 하거나 매몰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 내가 악마지. 이렇게 된 걸 어떡해?' 이보다 더 쿨할 수 없다.
하이라이트는 파운즈 가족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벌이는 그녀의 광란의 칼춤 장면이다. 가정부 노티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파운즈 가족, 하녀, 시종들의 모습부터 시작하여 그들을 죽이는데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노티의 모습에서 기-승-전이 계단처럼 자연스럽게 쭉 이어진다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벌어지는 '말' 부분은 말그대로 불꽃놀이 파티다.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을 보며 태연하게 대화를 하며 차례차례 죽이는 그녀의 모습은 기괴하지만 유쾌함을 준다. 잔인하고 끔찍하게 죽이지만 딱히 역겹거나 무섭지 않고 묘한 쾌감을 주기까지 하다니… 모순의 끝이지만 작위적이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자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의 서사를 보여주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책은 취향이 아닐 것이다. 살인의 서사는 있지 주인공의 서사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오긴 하지만 비중 있진 않다.) 또한 살인이나 잔인함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에게도 취향은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명나게 칼춤을 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이 책은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유형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의가 있고 독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처키가 있다면, 『빅토리안 사이코』에는 노티가 있지 않을까? 이 과격하지만 묘한 매력을 가진 소악마를 여러분도 한번쯤은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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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hdmhbook 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