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 제국 쇠망사 - 우리는 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
헨리 지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5년 9월
평점 :
『인간 제국 쇠망사』- 헨리 지 지음, 조은영 옮김, 까치, 2026
잦아지는 이상 기후, 국가 간의 전쟁, 극심한 빈부 격차, 여느 때보다 높은 지구 온도…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세계를 보며 많은 사람들은 인류는 스스로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인간 제국의 도착점은 '멸종' 밖에 없는 것일까? 여기 이 인간 제국의 시작과 끝을 쉽고 재미있게 다룬 책이 있다, 『인간 제국 쇠망사』가 그 책이다.
작가인 헨리 지는 전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시니어 에디터이자 「지구 생명의 (아주)짧은 역사」등의 많은 과학 책을 집필한 사람이다. 그는 로마 제국의 전성기부터 쇠망의 역사를 다룬「로마 제국 쇠망사」책을 빗대어 인간 제국의 전성기부터 쇠망을 서술하였다.
작가는 인간 제국의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이 곧 쇠퇴 시점이라 한다. 그러면 그 시점이 언제일까? 우리가 잘 아는 '호모 사피엔스'가 그 시점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상-쇠락-탈출 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부상은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유일한 지구에서 사는 인간의 종으로 '부상'한 과정을 다루고 있다. '쇠락'은 모든 경쟁자가 제거된 '호모 사피엔스' 가 감염병, 기후 변화, 자원 부족 등의 외부 요인에 인하여 쇠퇴하는 과정을, '탈출'은 쇠퇴의 끝에 남은 멸망 속에서 '탈출' 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인류사를 다룬 시작점이 독특하다. 보통의 인류사를 다룬 책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이미 지구의 지배자가 된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인간 제국 쇠망사』는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호미닌 종과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이겨 지구의 왕이 되기까지의 여정부터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남은 최후의 종이 되는 순간, 인류의 다양성은 사라지며 단일 개체군으로서 호모 사피엔스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게 된다. 호모 사피엔스는 수렵-채집 생활을 청산하고 농경을 발명했다. 농경으로 가축화된 동물과 소수 품종의 작물로 인해 많은 감염병과 기생충을 거쳐가게 되었으며, 그걸 버텨낸 인간은 산업화과 기술의 개발을 통해 인구 증가와 무한한 발전을 이뤄냈다. 그리고 자원 부족, 인구 감소, 기후 변화라는 혼돈 속에 멸망을 향해 끝없이 쇠퇴하고 있다.
그러면 책에서 말하는 탈출의 방법이 무엇일까? 근본적인 방법은 '우주 식민지 개척'이다. 그러나 우주 개발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지구의 미래는 식물과 여성에 달려 있다고 책에서 서술한다. 교육과 여성의 참정권과 광합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정의 녹색 혁명 2.0이 인구와 자원 문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인간이 선택할 최후의 방법은 우주 정착이라 한다. SF작품 등에서 흔히 다뤄지는 '테라포밍'이 그것이다. 우주 식민지 이권으로 인한 여러 나라와의 분쟁, 기술 등의 문제가 있겠지만 기술 개발과 인간의 독창성으로 결국 우주 정착이 성공할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인간 제국 쇠망사』는 이 인간 제국의 긴 과정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서술하며 이전에 없었던 도발적인 방법과 관점을 제시했다. 또한 많은 검증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독자들이 알 수 있게 하여 내용의 집중도를 올렸다. 과학, 전문 용어 등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스토리텔링이 뛰어나 인과관계를 머릿속에서 그려내며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별로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참여를 통해 어떻게 인구 감소의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할 지에 대한 방법의 부재와 인간 멸종 탈출을 위해 계속 강조하는 우주 정착의 구체적인 방법의 부족함이 아쉽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를 이토록 흥미롭게 다루어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높였다는 것에 이 책의 의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무겁고 심각한 주제지만 이토록 재미있게 읽힌다는 것도 작가의 역량이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 제국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인간 제국의 시민으로서 같이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
#인간제국쇠망사 #헨리지 #조은영 #서평단 #서평 #까치 #책추천
*이 책은 @kachibooks @bookclub.kc 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