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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평점 :

2025년 8월 15일 광복절은 굉장히 뜻 깊은 날이었다. 광복 80주년이기 때문이다. 뜻 깊지 않은 광복절은 없지만 올해는 80주년 맞이 광복절이었기에 더욱 특별했던 것 같다. 그런 80주년 광복절과 어울리는 책이 출간되었다. 「제국의 어린이들」이 그 책이다.
「제국의 어린이들」은 국내 최초로 일제 강점기 어린이 수필들을 묶어 발간된 책이다. 일제 강점기 영화와 연극, 여배우론 및 한일 관계사를 전공한 이영은 작가가 집필했다. 작가는 1940년 개봉한 아동 영화 「수업료」의 원작 작문을 발견했는데 당시 작문이 수록된 문집은 조선에 살던 어린이들이 쓴 글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제국의 어린이들」은 그 글들을 소개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비전쟁/전쟁으로 시기를 크게 나누어 수필을 소개하고 있다. 비전쟁에서는 자연, 가족, 동물, 놀이, 일상, 학교- 6개의 소재로 나누어 수필들이 소개되고 있다. (전쟁은 전쟁 관련 수필들만 적혀져 있어서 다른 소주제들은 없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수필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수필'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설명은 수필이 적힌 시대적 상황뿐만 아니라 조선 어린이와 일본 어린이의 생활, 수필 비교도 같이 포함되어 있다. 학창 시절 한국사를 배운 사람 정도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이 어렵지 않다. 역사서라 해도 손색이 없다.
두 번째 특징은 앞서 언급한 대로 일본인 어린이의 수필도 같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은 조선 어린이의 수필뿐 아니라 동시대에 조선에 살았던 일본 어린이의 수필도 같이 소개해 준다. 이는 조선 어린이의 당시 힘들고 어려웠던 생활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일제 강점기' 하면 대부분은 독립 운동하는 모습, 일본의 만행에 의해 처절하게 억압하고 밟혔던 선조들의 모습 등이 떠오를 것이다.
그 속에서 일제 강점기 조선 어린이들의 일상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제국의 어린이들」은 그 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유일한 책이다. 그 일상을 다루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의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마냥 평온했던 일상이 아닌 내선일체라는 일본에 의해 이루어진 폭력적인 공동체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조선 어린이들의 일상을 다룬 유일한 책이니까.
이 책은 한국인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잊는 것이다. 「제국의 어린이들」은 내가 여지껏 그들을 잊어왔었다는 걸 상기시켜 주고, 성찰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그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한국인이라면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힘든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도 천진한 어린이의 세계가 있었다는 것을, 그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를 우리는 알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인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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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eulyoo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