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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다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초 신타 그림, 오지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평점 :

울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야 - 「울었다」(문학동네, 2025)를 읽고
"우는 건 부끄러운 행동이야. 울면 안 돼."
어릴 시절 억울하거나 슬픈 일이 생겨 울 때 부모님께서 가끔 하셨던 말씀이었다. 우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일까? 우는 행동은 '안 되는' 행동인 걸까?
그림책 「울었다」의 글쓴이는 나카가와 히로타카이며 그림은 초 신타 작가가 맡았다.
특이한 점은 「울었다」는 이미 2004년에 출간된 그림책이란 점이다. 심지어 나카가와 히로타카 작가는 「울었다」 그림책으로 2005년에 제10회 일본그림책상 대상을 수상했다. 270권이 넘는 그림책에 글을 써 온 나카가와 작가와 '난센스의 신' 이라 불리는 초 신타 작가는 일본 내에서도 이미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그런 「울었다」 책이 2004년 첫 출간 이후 22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문학동네에서 올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그림책 「울었다」는 제목 그대로 '우는 것' 에 초점을 둔 그림책이다. 표지에 그려진 주인공 남자아이는 끊임없이 운다.
넘어져서, 부딪혀서, 싸워서, 혼나서, 기뻐서, 무서워서, 헤어져서.... '나 자신' 의 울음에만 집중되던 이야기는 주변으로 확장되어 뻗어나간다.
소년인 '나'는 '나'의 울음 뿐만 아니라 주변, '어른' 의 울음에도 주목한다. 그리고 궁금해 한다. '나' 는 우는데 왜 '어른' 은 울지 않는 건지.
'나' 도 울고 '아기' 도 울고 텔레비전 속 '아이' 도 우는데 '엄마' 와 '아빠' 는 울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울지 않는 엄마와 아빠를 보며 울지 않는 어른을 동경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실 우는 행위는 특별한 행위가 전혀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운다. 단지 우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울었다」는 그 정도의 차이를 아주 섬세하게 표현한다. 어린아이와 어른의 울음 정도의 차이를, 간단한 문장과 인물의 행위가 잘 드러나는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했다.
'-해서 울었다.' 가 이 그림책의 주요 문장이다. 짧고 간단한 문장이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해서 울었다.' 란 문장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아이의 순수한 시선과 '울었다' 를 어렵지 않게 묘사한 이 친근한 절제미가 「울었다」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울었다' 라는 단순한 행위로도 깊은 철학적 생각까지 끌어낼 수 있는 것도 또다른 이 책의 포인트이기도 하고.
어릴 때는 울지 않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이라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현재, 어쩌면 솔직하게 우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이라 생각하고 있다. 여러분도 「울었다」와 함께 나의 '울었다' 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
"어른이 되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금세 울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야." - 나카가와 히로타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munhakdongne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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