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지음 / 담다 / 2025년 6월
평점 :
우리가 ‘엄마, 아빠’라고 부르기 전, 그들에게도 온전한 이름과 우리가 몰랐던 청춘이 있었습니다.
강소영 작가의 《사랑이라는 시절》은 바로 그 빛바랜 시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섬세한 에세이입니다.

성실했던 트럭 운전사 아버지 '갑천 씨'와 문학소녀를 꿈꿨던 어머니 '혜옥 씨'. 예기치 못한 사고와 뇌종양 진단은 평범했던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듭니다. 남편을 잃고 홀로 남아 가족을 지켜내야 했던 어머니, 그리고 어느덧 아버지를 떠나보낸 나이가 된 딸. 저자는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그러모으며, 부끄러움과 슬픔 뒤에 숨겨져 있던 거대한 사랑의 실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책이 건네는 가장 큰 위로는 '슬픔을 대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저자는 슬픔을 피하지 않고, ‘글로 통과해 낸 온전한 슬픔은 완전한 치유’(p.181)가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었기에 미처 몰랐던 부모님의 진짜 삶을 마주하며, 나의 뿌리를 이해하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싶은 분, 상실의 아픔을 따뜻하게 보듬고 싶은 분, 그리고 진솔한 문장으로 깊은 위로를 받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입니다.한 평범한 가족의 역사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시가 되는 기적.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가장 가까운 이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