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알아두어라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내게 지난 일들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하셨다. 두 분은,
"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 해낼 수 없다. 자기 종족이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면 어디로 가야 될지도 모르는 법,"
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몸을 위해서 잠자리나 먹을 것 따위를 마련할 때에는 이 마음을 써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몸이 죽으면 몸을 꾸려가는 마음도 함께 죽는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이 다 없어져도 영혼의 마음만은 그대로 남아 있는다. (115쪽)
할머니는 내 비밀 장소에 있는 늙은 미국풍나무에도 영혼이 있다는 걸 내가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사람의 영혼이 아니라 나무의 영혼이. 할머니에게 이 모든 걸 가르쳐주신 분은 할머니의 아버지였다(1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