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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츠 - 별들을 이끈 최고의 리더 ㅣ KODEF 안보총서 54
브레이턴 해리스 지음, 김홍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시대를 뛰어넘는 리더중의 리더 니미츠
전쟁은 영웅을 낳는다고 했다.
과거 2차 세계대전의 영웅하면 우리는 곧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별 다섯의 맥아더 원수를 떠올린다. 그 외에도 비록 독일의 장군이었지만 사막의 여우라고 불렸던 롬멜 장군과 또 가장 최근인 1991년 걸프전의 영웅으로 출발해 미 국무장관까지 역임한 콜린 파월에 이르기까지 전쟁은 숱한 영웅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숱은 영웅들 속에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한 불세출의 영웅인 체스터 W. 니미츠가 있다. 그는 맥아더와 같은 5성 장군이었고 태평양 전쟁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그는 왜 맥아더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일까? 이러한 그의 궁금한 모든 성장기부터 최고의 군인이 되기까지 그의 모든 일대기를 조명한 것이 이 책 ‘니미츠’ 이다.
선원 출신인 독일계 증조부와 조부를 둔 집안에서 태어난 니미츠는 이미 해군이 되어야 할 운명을 안고 태어난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유복자로 태어나 아버지의 영향보다는 조부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자라났지만 평소 ‘최선을 다하고 걱정 따위는 하지 말라’는 그의 사고방식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즉, 디케이터 함장 근무 중 필리핀에서의 방위각 측정을 하지 않아 발생한 좌초사건으로 인한 군법회의 회부 사건에서도 당시 놀라울 만큼 마음 편하게 그 위기를 벗어나는 그의 모습은 바로 조부의 그러한 영향 때문이었다. 결국 이로 인한 잠수함 근무라는 좌천은 향후 전쟁 이후 세계최초의 노틸러스 원자력 잠수함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었으니 잠시의 불행을 좋은 계기로 바꾸어낸 결과가 아닐까 한다.
니미츠는 평소 부하들을 대하는 리더십에 있어서도 탁월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갑판에서 떨어진 승조원을 목숨을 걸고 구해낸 일이라든지 신뢰와 관용의 리더십으로 무조건 질책하거나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 믿고 기회를 부여하는 사례(89~90p.) 등은 니미츠만의 리더십이었다. 또한 기회를 부여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부하를 믿고 업무와 책임을 맡기는 믿음과 신뢰의 리더십을 아낌없이 보여주었으니 그는 군인 뿐 아니라 리더십의 대가이기도 했다.
또한 니미츠는 어떤 일에서건 주관적이지 않고 객관적이며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V-7 프로그램에서의 해군사관학교 출신과의 비차별 언급, 전과자인 자신의 친구를 소령으로 임관하게 하라는 해군차관 제임스의 요구를 거절했을 뿐 아니라 일본군의 기습적인 진주만 폭격으로 실직의 위기에 놓인 다른 참모들을 자기편이 아니었음에도 믿고 끌어안고 포용한 것은 바로 이러한 그의 객관적이면서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그의 진면목을 보여준 사례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본 원칙에도 충실한 사람이었다. 루스벨츠 대통령과 맥아더와 함께 만난 자리에서 규정을 위반한 복장으로 나타난 맥아더와 달리 원칙대로 흰색 정복을 입었던 니미츠의 모습만으로도 그가 평소 떠벌리지 않고, 과시하지 않으며 겸손히 자신의 역할과 행동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한 군인의 모습만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의 생일과 기념일을 기억해 두었다가 축하해주었고, 세심하게 그들의 일상을 챙겼다.
평소 해군 내에서의 갈등이 군 내부의 기강과 자신 스스로를 얼마나 해치는 지를 샘슨-슬라이 논쟁을 통해 겪은 바 있기에 그는 전쟁의 공로를 먼저 갖기를 원하는 다양한 갈등과 해군과 육군의 불화 가운데서 그는 오히려 육군을 칭찬하는 등의 행동을 보여주었다. 쉽지 않은 모습이라 할 것이다. 그러했기에 그는 세상의 소금같은 존재였다(348p.). 고집불통 맥아더와 불같은 헬시, 깐깐한 킹 등 결코 만만치 않은 전쟁영웅들 속에서 그들을 조율하고 통합해 낸 그의 리더십은 화려한 별들 속에서 빛나는 은은한 별들 중에 별이었다.
그의 빛나는 모습은 전쟁이후에 더 두드러졌다. 누구나 전쟁의 전과를 자랑하고 과시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때에 그는 오히려 겸손했고 드러내지 않았다. ‘원자력 해군의 아버지’로 불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그 공로를 예산을 편성해준 국회의원과 다른 사람에게 돌릴 정도였고 심지어 해군사관학교 건물의 신축기금으로 해군사 교재 편집대가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계급이 높은 자신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지 않게 열병행사에서의 연단 사양을 보여줌으로써 5성 장군 출신에 참모총장 출신이라는 각광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모든 것을 양보한 높은 그의 인격에 감탄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전쟁 이후에도 세상은 그를 1945년 10월 5일 ‘니미츠의 날’로 지정하고, 훈장을 수여했지만 그는 그 보다 더 시급한 육군부와 해군부의 통합을 반대하는 일에 나서고, 해군참모총장이 된 이후에도 해병대를 없애려는 아이젠하워의 시도를 비난하고 저지하는 등 3개 군의 동등한 위상과 역할을 만들어내는 일에 더 앞장을 섰다.
자신의 높은 지위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결코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고, 군 경력을 발판삼아 정계진출이나 많은 보수가 보장된 일자리도 탐내지 않았던 참 군인. 니미츠.
본인이 직접 저술한 자서전은 아닐지라도 그의 이야기를 수많은 자료와 진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진과 함께 5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이야기로 기록한 ‘니미츠’는 아이돌과 연예인을 모델로 삼아 꿈을 키우는 이 땅의 어린 청소년 뿐 아니라 리더가 사라진 현 시대에 진짜 리더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지침서요 자서전을 능가하는 서적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했기에 역대 대통령 등의 이름으로만 지어진 항공모함 이름에도 그의 이름이 오르고 그의 이름을 딴 항공모함이 그러한 급의 항공모함의 기준이 되는 영광을 얻게 된 것이 아닐까.
오늘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지위를 남용하고 활용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현 세태를 준엄하게 꾸짖고 진정 리더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그의 사례는 왜 지금 ‘니미츠’여야 하는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이 땅을 사는 모든 군인과 리더가 반드시 읽고 배워야 할 참 진리이자 교본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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