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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 박근혜·안철수식 경제·정치문제 풀기
조시영(싸이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3월
평점 :
2% 아쉬운 대권주자 평가집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맞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은 극심한 불황과 경제위기 속에서 허덕거리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여야 정치권의 4대강, 제주해군기지, 한미FTA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극심한 혼란과 다툼, 갈등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있다. 그래서 분노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혼란과 격동의 시기에는 나라를 바로 세울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이것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혼란의 새로운 시작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새 인물을 기대하고 있는 이 때. 바야흐로 선거의 해인 2012년이 되었다. 올해 대통령 선거에 있어 가장 화두로 등장하는 인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올해 대권주자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이 두 사람을 전면에 놓고 정치, 경제에 대한 정책과 발언을 놓고 비교한 것이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라는 책이다.
이 책은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박근혜를 주로 분석하고 정치문제에 있어서는 안철수를 주로 분석하는 스타일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 부분은 뒤에서 밝힌다. 그리고 세 번째 장에서 이 두 사람의 장점을 크로스하여 믹스하라는 권유의 해법을 제시하고, 네 번째 장에서는 이 두 사람에게 기존의 정치가 아닌 새로운 체제를 위해 시스템을 개혁하라는 주문을 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박근혜 위원장의 발언을 토대로 과연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가 라는 화두를 던진다.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는 케인즈주의를 딛고 나온 게 신자유주의 인데 작금의 상황이 신자유주의로 인한 계층간 소득격차의 심화와 금융공황 등 부작용이 엄청 큰데도 이러한 신자유주의를 계속 보완해서 밀고 나가야 한다고 하는 박근혜 위원장이 정반대의 맞춤형 복지라든지 금융소득 양도소득세 등을 내놓는 것은 모순이거나 신자유주의를 모르는 것 아니냐는 저자의 주장이다. 또한 안철수 원장은 기업이 함께 살아가는 풍요로운..등을 언급하면서 너무 환상적인 꿈 같은 표현을 쓴다고 비판한다.
사실 가장 보수라는 새누리당의 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도 많이 눈에 띈다. 또한 야당을 보면 더 보수적인 정책도 섞여 있다. 이렇게 모순된 부분에 대한 것은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시장 상인들에게 가서 거대 자본논리의 SSM이나 대형수퍼를 막겠다고 공약하면서 대형 외국계 수퍼의 자유로운 설립과 영업을 보장하는 한미FTA를 그대로 인정하는 이 모순된 상황이 한 예다.
정치문제는 안철수 원장에게 ‘모르면’ 정치하지 말라고 제목을 달았다. 사실 안 원장이 정치에 몸을 담았는가? 정치에 뛰어들지 않았기에 현실 정치적 발언을 일절 하지 않았는데 그걸 두고 모르면 하지 말라니.. 좀 억지스럽다.
세 번째 장에서는 두 사람의 그간 발언을 제시하고 조명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이 부분에 대한 두 사람의 발언의 양이 차이가 나고 아직은 구체적인 공약까지 제시되지 않은 터라 비판 및 대안을 논하기에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어쨌든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느낌을 준다.
어쨌든 이 책은 내용을 떠나서 여러 오류를 범하고 있다.
첫째, 이 책은 전 방위적인 모든 정책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문제만 놓고 비교한 것이 특징이고, 그것도 세세한 정책이 아닌 화두 몇 개만 놓고 비교한 책이라 전체적인 정책을 비교한 것으로 알고 책을 폈다면 실망이 클 수 있다. (물론, 책 표지에 정치, 경제만 비교했다는 표현이 있다. 하지만 정치 경제 또한 다루는 것이 극히 일부분이다.) 그런데도 경제, 정치문제 풀기라는 제목을 별도로 달고 있어서 지나치게 지엽적인 문제로 접근하면서 제목은 너무도 거창하게 부풀린 측면이 있다.
둘째,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통령 출마 예정자이지만 안철수 원장은 아직 본인 입으로 출마한다는 말을 전혀 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사람을 전면에 놓고 비교한다는 것과 제목에 두 사람의 얼굴을 싣고 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라고 쓴다면 이게 말이 될까. 또한 책 표지 하단에 ‘사람만 바뀐다고 세상이 좋아질까. 문제는 시스템이다’ 라고 썼는데 풍기는 뉘앙스가 이 두 사람의 출마나 이 사람을 뽑는 것만으로 세상이 좋아질 것인가를 묻고 결국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점이다. 출마할지도 전혀 알 수 없는 사람을 대칭 해 놓고 사람만으로 세상이 좋아질까를 물어본다면 이 얼마나 본인으로서도 황당할 문제이겠는가.
셋째, 결론에 해당하는 박근혜 & 안철수식 해법 또한 일반인이라면 너무도 쉽게 얘기할 수 있고 언급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이다. 이 두 사람을 통해 경제 및 정치문제를 풀겠다고 했다면 좀 더 기존의 상식과는 다른 해법과 방향성을 제시해 주어야 함에도 너무도 평범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해법을 읽고도 크게 감동이 오지는 않는다. 감동이 오지 않는 해법이 무슨 해법일 수 있을까. 신문 사설과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견 그 이상이 아닌 것이 좀 아쉽다.
넷째, 본문 제목으로는 경제문제는 박근혜를 비판하고 정치문제는 안철수를 비판한 다음 두 사람의 정책을 믹스 한 후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를 취해 놓았지만 실제로는 경제문제와 정치문제 모두 두 사람 정책에 대한 내용이나 비판은 별로 없고 다른 내용(현대중공업 얘기, 월가 이야기, 나꼼수 이야기, 노무현 이야기 등)만 자꾸 언급하고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 후 두 사람은 어떻게 풀 것인가? 식의 질문만 첫 장과 둘째 장 모두에서 던지고 있다. 따라서 도대체 이 책은 두 사람에 대한 비판서인지 정책 대안서인지 헷갈리게 하고 있다.
분명 이 두 사람은 올해 대권 출마여부를 떠나서 한국민에게 있어서 새로운 정치의 대안임에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정치의 화두에 선 두 사람을 비교해 보는 것은 꽤 의미가 있는 일다. 기존에 각자에 대한 얘기와 책은 많았어도 두 사람을 정면에 놓고 비교한 적은 별로 없지 않았는가. 하지만 수레는 요란하고 컸지만 실속은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아마 자료 또한 부족했을 것이다. 안철수 원장 자체가 정책을 제대로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한국정치의 내면을 속속들이 파헤친 다음 두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비교하여 그 내용에 합당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좋은 혜안을 제시해 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한국 정치의 미래로 기대 받는 이들에 대한 식견을 높여줄 가벼운 교양서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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