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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없는 세계 - 중국, 경제, 환경의 불협화음에 관한 8년의 기록
조나단 와츠 지음, 윤태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영국 출신의 저널리스트 ‘조나단 와츠(Jonathan Watts)’가 중국의 광활한 전 지역을 무려 8년 동안이나 돌아보고 기행문 식으로 적은 장편 다큐멘터리다. G2로 부상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중국. 우리 삶에 있어 중국 없는 생활이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중국은 우리 삶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러한 중국의 화려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면면과 함께 이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소수민족과의 갈등, 환경파괴 등을 섬세한 필치로 잘 그려낸 책이다.
중국에 대해 기록한 468쪽의 방대한 양도 놀랍지만 별도로 100여 쪽에 걸쳐 상세한 주석까지 달아놓은 정성이 돋보이고, 이 책 하나로 인해 현대 중국의 겉 모습과 속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엄청난 책임에 틀림없다.
원 제목만 봐도 중국에 대한 일반인의 재미있는 상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10억의 중국인들이 동시에 점프를 한다면? 정말 재미있는 상상이고 저자가 어린 시절 가졌던 중국에 대한 환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상과 실체를 비교한다는 것은 재미있고 유쾌한 상상이 될 것이다.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샹그리라와 그 유래 그리고 이로 인해 파괴되는 천혜의 숲, 대지진과 댐의 문제 등을 기술하면서 자연이라는 주제로 이 책은 시작된다. 사실 이 책은 중국에 대한 리포라고 하지만 대부분 경제와 그 반대편에 선 환경에 대한 보고서이다.
티베트 독립운동에 얽힌 내용을 읽으며 결국 여기에도 광물자원에 대한 중국의 욕심으로 인한 2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유목민 이주와 이로 인한 티베트의 중국에 대한 민족적 감정 등을 읽어볼 수 있었다.
또한 결국 멸종이 되어버린 양쯔강 돌고래의 아픈 사연은 읽는 내내 함께 가슴 아파할 수 밖에 없었다. 성장지상주의에 매몰된 충칭과 상하이의 소비형태, 그리고 아이를 맡기고 도시에 올라와 맞벌이로 미래의 희망을 꿈꾸는 부부의 이야기 등은 놀라움과 함께 과거 60년대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왔다.
그간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중국 자체의 공산주의 체제로 인한 통제와 규제로 대부분 겉핥기에 치우진 경향이 많았고 그 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중국이라는 새롭게 등장하는 거대한 강대국의 이면에 감춰진 실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내용들이 과연 서양인의 눈으로 보았을까 싶을 정도로 동양적 가치관과 고전을 인용하는 저자의 분석적 기술은 정말 믿기 힘들었다.
어마어마한 인구와 거대한 영토,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이라는 나라의 실체를 이렇게 발로 직접 뛰어 경제발전 속에 감춰진 환경과의 갈등 현장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이 책은 중국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경제발전 속에서 파괴되어 가는 환경의 모습과 약자인 소수민족과 기층민의 힘들고 모진 삶을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다. 주로 환경에 치우진 감이 없지는 않으나 경제발전 속에서 가장 반대편에 설 수 밖에 없는 환경의 문제를 잘 짚어낸 부분에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는 생각이다.
한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닌 곁에고 두고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나 중국 각 지역에 대한 다양한 고전 이야기와 중국 지도층의 리더십과 발언, 중국의 정책이 하나하나 연결하여 소개함으로써 1950년대 이후 중국의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책이라 여겨진다.
중국 입장에서 본다면 다소 불쾌하고 기분 나쁜 내용으로 여겨질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 책 전면에 흐르는 중국에 대한 저자의 감정은 ‘중국에 대한 한없는 사랑’이다. 중국에서도 이 책을 교훈 삼는다면 진정한 G2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씨앗이 되지 않을까.
한가지 단점을 지적한다면 내용 하나하나에 섬세한 표현으로 중국의 자연환경과 각 지역의 실태를 잘 서술하고 있음에도 사진 한 장 실어 놓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책의 편집스타일을 저해한다면 책 중간 부분에 사진만 담은 부분을 몇 쪽만 실었어도 훨씬 책의 사실감과 현장감이 살아날 텐데 말이다. 아니면 단락마다 사진을 몇 장씩만 넣었어도 더 흠뻑 글 속에 빠져들어가지 않았을까.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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