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공화국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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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도발적인 제목과 핫이슈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해온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신작이 나왔다. 

'룸살롱 공화국'.
역시 강준만다운 제목이다.  

그간 한국사회의 문화, 사상, 인물 등에 대해 금기를 깨는 작업을 해오면서 '~죽이기' 라는 책 제목을 유행시켰고, 누구나 말을 하면서도 쉽게 글로 옮기기 어려웠던 것을 과감히 세상에 드러내는 것을 해왔던 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룸살롱'이라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제목과 내용은 그만이 다룰 수 있고 그만이 언급할 수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사회에서 룸살롱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간 장자연 사건과 법조비리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사건이 나올 때마다 그에 숨어 있는 것은 한국사회의 고질병인 접대문화였다. 또한 그 문화의 중심에 있는 '룸살롱'으로 대변되는 칸막이와 권력, 부패와 향락, 패거리의 문화였다. 이러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민들이 갖는 의문점은 왜 이러한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가? 였다.

바로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화의 근거가 일제시대때부터 일제권력에 붙어 호의호식한 친일모리배로부터 시작된 요정문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한국사회 고유한 가무와 기생이 곁들어진 향락문화가 함께 절묘하게 어우러진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비리와 파행, 향락을 바로 잡아야 할 권력층 자신들 부터가 이러한 문화에 몸을 담그고 있다는 모순을 그동안 보도되었던 수많은 신문과 잡지 등의 기사를 샅샅이 훑어 과감히 지적하길 멈추지 않는다.

이 책의 압권은 단순히 자신의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모든 신문, 방송, 잡지, 책으로 쏟아져 나온 방대한 자료를 근거자료로 내세워 이것을 통해 한국사회의 음주 및 접대 문화가 발전해온 경향을 꿰뚫는다. 저자의 방대한 자료제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일일히 미주로 제시한 근거 또한 저자의 치밀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기업의 접대비 문화, 연예계의 룸살롱 성접대 문화, 청와대 비서진과 검찰 수사관들의 관행이 되어버린 회식문화 속의 스폰서 문화 등 한국사람이 봐도 얼굴이 뜨거워질 우리의 부끄러운 접대와 음주문화가 속속들이 파헤쳐 진다. 부패지수가 5.5%로 오만과 같은 수준이고 알코올 섭취하는 양이 세계 최고권을 달리는 부끄러운 음주문화도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의 발목을 늘 잡고 있는 부패와의 결탁과 권력층 비리를 근절하는 길은 말로만 외치는 형식적인 단절이 아닌 그 안에 숨어 있는 룸살롱으로 대변되는 음주문화와 접대문화의 개혁에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단순히 공무원들에게 접대받지 마라..룸살롱에 가지 마라 가 아닌 그 장소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없이 과연 한국에 청렴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까지 느끼게 된다.

단순히 한국사회의 룸살롱 문화를 비판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이 책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좀 더 성숙한 건전한 선진문화로 바뀌어 가기 위한 돌파구와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역사적으로 주색으로 흥청망청한 민족은 망했기 때문이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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