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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가 2000원 - 한우리 독서올림피아드 선정,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서울시교육청 ㅣ 학교종이 땡땡땡 2
이와사키 쿄코 글, 스기우라 한모 그림, 류화선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5월
평점 :
말 못 하는 짐승을 괴롭히는 건 정말 나쁜 행동이고 비열한 일 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동물이 "아얏, 아파! 그만 때려" 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지금 동물이 어떤 기분인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 강아지가 멍멍 짖거나, 고양이가 야옹야옹 할 때도 사람의 말이 아니어서인지 감정이 있는 생명이 아니라 '살아있는 장난감'으로 볼 때가 많다. 그래서 친구나 동생을 때리는건 나쁜 일이라는 걸 아는 아이들도 동물을 괴롭히는게 나쁜 행동이라는 건 잘 알지 못한다. 꼭 나쁜 마음을 먹고 괴롭히지 않더라도 동물을 막 대하거나 다루는 것도 삼가야 할 일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동물은 살아있는 장난감이 아니라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진 소중한 생명이라는 걸 말이다.
개구쟁이 아키라는 동생 에이코를 꾀어 내 2000원을 얻은 뒤 그 돈으로 거북이를 산다. 거북이를 잘 키우면 용궁에 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산 건데 막상 사고보니 가지고 노는 데 더 열중한다. 친구 사토시와 거북이 2마리를 데리고 노는데 꼬리와 머리를 잡아 당기고 찌르고 몸을 뒤집으며 논다. 거북이와 평화롭게 노는게 아니라 일방적인 학대를 하며 신나 하는 오빠들을 보고 에이코는 안절부절 못하지만 힘이 없기 때문에 나서지도 못한다. 에이코의 돈으로 샀으니 에이코의 거북이 이기도 하지만 오빠는 만지지도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오빠는 매일 에이코를 놀리고, 모자걸이로 여겨 사이가 좋지 못한데 거북이 하고도 좋은 사이를 만들지 못한다.
이러니 거북이 2마리가 아키라의 눈을 피해 마루 밑에 숨어 들어간 것이다. 얼마나 무서우면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마루 밑에 들어갔을까 싶다. 아키라는 거북이를 찾기 위해 에이코를 이 무서운 곳으로 들어가게 하는데, 그 곳에서 거북이를 발견한 에이코는 자기가 지켜주기로 한다. 사람 말을 할줄 아는 거북이를 통해 그간의 고충을 듣고 안쓰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에이코에게 거북이들은 소꿉놀이를 하는 좋은 친구이지만, 아키라 에게는 생명이 아니라 2000원을 주고 산 물건이었다. 만약 아키라가 말 못하는 거북이가 된다면, 아키라 같이 나쁜 주인에게 팔려가 괴롭힘을 당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이들에게 바로 이 점을 인식시켜 가르친다면 더 이상 동물을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 이다. 꿀밤을 맞으면 아프듯이, 동물도 때리면 아파하고 슬픔을 느낀다는 걸 알려준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