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이승편 상.하 세트 - 전2권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과 함께 저승편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현생에서 착하게 살고 가난하게 살면살수록 저승에서 보답을 받는다는게 어찌보면 슬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승에서라도 잘 지내게 됐으니 마음의 위안도 되고 해피엔딩 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신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야기로 잘 접목되는게 좋았는데, 이승편에선 저승삼차사와 더불어 가택신이 등장한다. 얼마전 본 애니메이션 '집'이 생각나는데 거기서도 '집신'이 등장했다. 재개발로 집이 사라지자 집신도 죽을 운명에 처하게 됐고, 살던 집에서 쫒겨나게 된 가난한 서민들의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게 느껴졌는데 이런 이야기가 이 책에서도 나온다.

 

판자촌에 사는 동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형편이 더욱 어려워진다. 거기다 집까지 철거 위기에 놓이게 됐으니 동현이와 할아버지는 갈 곳 없는 신세가 된다. 그러자 집을 지키는 가택신이 모습을 드러내며 도움을 주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자마자 나타난 저승삼차사와도 맞서게 된다. 참 답답하고 가슴아픈 이야기 이지만 만화 답게 위트도 잊지 않기 때문에 한없이 무거워지는 걸 방지한다.

 

동현이와 할아버지의 사연들은 너무도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슴 아픈 사연을 일일히 들어준다면 저승삼차사들은 자기의 임무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누군들 기구하고 억울한 사연이 왜 없겠는가. 할아버지를 저승으로 데려가면 동현이는 고아로서 더 어렵게 살아야 한다는 걸 알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다. 동현이 집에서 살고 있는 가택신들도 마찬가지이다. 동현이와 집을 지키기 위해 저승삼차사들과 맞서고 용역업체와도 싸우는 것이다. 그들에겐 그것이 임무였으니 말이다.

 

저승편의 이야기에 비해 조금 허술한 부분이 있지만, 동현이네 가족을 통해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참사에 관한 아픔을 또 한번 느끼게 됐다. 사람들은 그런 일을 들을 때 마다 남의 일로 치부하고, 불쌍하고 안됐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는 가늠하지 못한다. 나 조차도 그런데, '내가 살던 용산'을 통해 용산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느낄수가 있었다. 이렇게나 끔찍했구나,이렇게나 힘들었구나. 이렇게 가택신들이 나오는 만화를 통해서나마 잠시나마 희망을 볼수 있다는게 쓸쓸한 현실을 더 부각시키는 것 같다.

 

전작인 저승편이 일본에서 리메이크 만화로 탄생하고, 우리나라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나온다면 한번 찾아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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