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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앵그리 3D - Drive Angry 3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의 시작은 지옥불이 넘실거리는 곳에서 질주하는 자동차를 보여주면서 부터이다. 그리고 곧바로 누군가에게 쫒기는 3명의 남자와 처음에 등장했던 자동차와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남자들을 쫒는 사람은 존 밀튼(니콜라스 케이지)으로 인정사정없이 총을 휘두르며 자비심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존을 보는 남자들의 표정은 강한 상대를 봤을 때의 공포 이외의 것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넌 죽었잖아!" 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그 말 그대로 존 밀튼은 죽어서 장례식까지 치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좀비도 아니고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세계로 들어왔다는 것인데, 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런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 것일까?
존 밀튼의 행동과 간간히 밝혀지는 과거를 종합해보면 그의 생전 모습은 '나쁜 악당' 이었을거로 추정된다. 그래서 범죄에 휘말려 죽게 돼 당연히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를 더 고통스럽게 만든 것은 하나 있는 소중한 딸의 비참한 인생이었다. 좋은 아버지는 못 되었던 존이 죽은 후 딸은 사이비 종교에 자신을 의탁하게 됐는데, 그만 교주인 조나 킹에 의해 살해 당했고 갓 태어난 딸(존 밀튼의 손녀)은 제물이 되기 위해 납치 되었던 것이다. 이 모든 사건을 지옥에서 똑똑히 봐야 했던 존 밀튼은 손녀를 구해내기 위해 자동차를 이끌고 지옥의 다리를 건넜던 것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는 그냥 묻어두고, 신나는 액션신을 감상하고 있는데 정말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존 밀튼이 여자와 침대에 있을 때 벌어진 싸움은 그 중 백미인데 슬로우 화면과 함께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많이 잔인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존 밀튼의 복수극에 섹시한 금발머리 아가씨가 참여하게 된다.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파이퍼(앰버 허드)는 사장의 성추행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집으로 향하는데, 착하다고 여겼던 약혼자는 다른 여자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었다. 그와 결혼까지 생각했던 파이퍼는 헤어지는 조건으로 남자의 자동차를 가져가려 하지만 오히려 구타만 당하게 된다. 바람을 핀데다가 폭력까지 쓰고, 아무리 봐도 파이퍼와 어울리지 않는 남자를 존 밀튼이 혼내주면서 파이퍼는 그와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존 밀튼이 그녀에게 호감을 표한것은 멋진 자동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것 같은데, 이 영화엔 클래식한 차들이 많이 나온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영화의 재미가 하나 더 생길 것 같다.
하지만 존 밀튼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쫒고 있는다는걸 몰랐던 파이퍼는 갑작스러운 총격전에 휘말리고 경찰까지 죽이면서 이도저도 못한 상황에 처한다. 위험한 사람 곁에 있으면 범죄자 되는건 시간 문제인것 같은데, 그래도 의리가 있는 파이퍼는 존의 정체를 알고도 떠나지 않고 복수를 도와주기로 한다.
그런데 이들을 쫒는 이들은 경찰 외에도 한명이 더 있었다. 미드《프리즌 브레이크》의 머혼 으로 유명한 윌리엄 피츠너가 지옥의 사자로 나오는데(영화에선 회계사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석호필을 쫒듯이 이번엔 존을 찾아내려 한다. 양복차림에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데다 역할도 비슷해서 자꾸 머혼 처럼 느껴진다.
경찰과 지옥의 회계사를 뿌리치고 조나킹을 찾아 손녀를 구해야 하는 존 밀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신나는 액션신은 부족한 스토리를 메꾸기엔 다소 버거워 보이기도 하고, 특수효과 티가 확 나는 장면들이 거슬리고, 마지막 장면은 좀 황당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 큰 불만은 없다. 조조로 싸게 봐서 다행이었던 점도 있고..
그나저나 존이야 이제 다시 지옥에 가면 끝이지만, 파이퍼는 졸지에 애를 떠 안게 됐으니 참 박복한 캐릭터라는 생각도 든다. 분명 자신의 아이처럼 잘 키우겠지만 양육비 뿐 아니라 아이가 생긴걸 주위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이의 할아버지가 지옥에서 살아 돌아와 아이를 구하고 떠나면서 내게 맡겼어요" 라고 말하면 누가 믿어주기나 할까? 이왕 맡길거면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하게끔 도와주고 떠나지 하는 야속한(?)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