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짱 도시락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그 날 아침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딸 논짱을 씻기고 유치원에 갈 준비를 시키는 31살의 주부 코마키. 그런데 딸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서기 전, 이혼서류를 자는 남편 옆에 놔둔게 어제와 다른 점 이었다. 자칭 소설가 이지만 글 한줄도 못 쓰고 여태껏 빈둥거리는 백수 남편에게 질린 코마키는 이대로는 더 이상 살수없다고 외치며 친정집으로 가게 된다. 뒤늦게 이혼서류를 발견한 남편이 헐레벌떡 쫒아와 붙잡으려 하지만 코마키의 단호한 표정으로 보아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것을 알수 있었다. 더 이상 돈도 없이 미래도 없이 시부모님의 지원으로만 살아갈수는 없었고 결단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친정엄마 집에서 계속 머무를수는 없는 일인데다, 논짱을 위해 저축은 하고 있냐는 엄마의 물음엔 멍하니 굳어버린다. 이젠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야 생계를 유지할수 있고 딸의 미래를 위해선 저축까지 해야 한다는걸 그제서야 깨달은 표정이다. 그래서 직장을 알아보는데 경력도 없고 할줄 아는게 없으니 적당한 일자리를 찾는게 쉽지 않다. 그리고 딸의 유치원이 2시에 끝나기 때문에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즉 하루에 4시간만 근무하기를 원하니 이런 조건을 이해해 줄 직장은 당연히 없다. 한번도 직장 생활을 못해본게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그런 코마키에게 충고를 해주는 면접관도 있고 오늘 공고를 냈음에도 여자직원은 안뽑는다는 거짓말을 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옛친구로부터 시급2천엔짜리 술집 서빙 일자리를 소개받게 되는데, 순진무구한건지 정말 서빙 일만 하는 걸로 이해하고 간게 문제였다. 누가 서빙만 하는데 2천엔을 주겠는가. 그 곳에서 몹쓸 짓을 당하며 세상의 쓴맛을 보는 코마키 이지만 다행히도 의외의 곳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게 된다. 처음 가본 가게에서 맛본 고등어 조림에 그야말로 충격을 받은 코마키는 그곳에서 배우면서 도시락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가진 것이다. 그때부터 요리에 대한 코마키의 열정은 빛을 발하며 얼굴에 활기를 되찾아준다.  

영화 초반부터 관객은 코마키의 재능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있지만 정작 본인은 못 느끼는 법이다. 손이 많이 가는 논짱의 도시락을 정성스럽게 만드는 코마키는 아이디어와 맛이 일품인 도시락을 만들고 있었다. 보기에는 맛 없어 보이는 김 도시락이 대표적인데 밥과 각종 반찬들이 켜켜이 쌓여져있어 간편하게 먹을수 있으면서도 맛도 좋고 영양도 으뜸이었다. 당연히 새로 간 유치원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김 도시락 열풍이 일어났는데, 이러니 논짱이 밖에서 파는 음식보다 엄마의 도시락을 가장 좋아할 수밖에! 그저 딸의 도시락을 맛있게 만들기만 했지 팔 생각은 하지 않았던 코마키에게 드디어 새로운 꿈이 생긴것이다! 

거기다 어린시절 짝사랑한 다테오와 오랜만에 해후하면서 그때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싱글인 다테오와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을 즈음, 역시나 도움이 안되는 남편의 훼방이 시작된다. 스토커처럼 곁을 떠나지 않는 남편은 쉽게 이혼을 허락하지 않았고, 유치원에서 논짱을 아무말 없이 데려가 유괴사건으로 오인받게 만든다. 철없는 남편이 벌인 유괴사건 때문에 폭발하는 코마키는 남편과 몸싸움을 벌이는데 정말로 치열하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코마키도 놀랍지만 거기에 똑같이 대응하는 남편의 공세는 화끈한 부부싸움이 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치열한 싸움이 감정의 해소를 도와주기도 하는 모양이다. 난장판이 끝나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화해도 하고 새출발을 다짐하는데,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여야 하는 논짱이 끝내 울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딸이 힘들다고 원하지 않는 결혼 생활을 할수도, 도시락 가게의 꿈을 포기할수도 없기에 코마키는 딸에게 부탁하게 된다. 엄마를 이해해달라고, 도와달라고 말이다. 아픔이 싫다고 덮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기에 그 아픔을 같이 겪어내며 새출발 할수 있는 용기를 끌어모으는 코마키에게 같이 힘을 보태고 싶어진다.

그렇게 코마키는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도움을 받으며 한걸음 한걸음 올라서려고 한다. 세상에서 자신의 음식을 가장 좋아하는 열렬한 팬 논짱의 응원을 얻으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