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녀석 맛나겠다 - You are Umasou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약육강식의 세계에선 태어난 본성 그대로 먹히는 자와 먹는 자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그게 자연의 이치인지라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는건 이상한 일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린 호랑이가 개 젖을 먹고 크면서 엄마처럼 따르더라는 류의 이야기가 이슈가 되고 사람들에게 신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초식 공룡 엄마는 어느날 물가에서 공룡알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알이 부화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터라 같이 키우기로 결심하는데, 주워온 알에서 깨어난 새끼 공룡은 자신과 생김새가 다른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르스 였다. 당연히 초식공룡 무리들은 자신을 잡아 먹는 적의 새끼를 키우지 못하게 했고, 미래의 위협이 될것을 염려해 버릴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엄마 공룡은 이 작고 여린 생명을 모질게 버리지 못했고, 무리를 떠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혼자 키우기로 결심한다.

비록 낳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모성과 깊은 사랑덕에 티라노사우르스 하트는 형 라이트와 함께 무럭무럭 자란다. 자신이 육식 공룡인걸 꿈에도 모르는 하트는 라이트보다 힘도 약하고 특정 열매를 제외한 다른 풀은 먹지 못히는 자신이 속상하긴 하지만 엄마와 형이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구김살없이 잘 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출생의 비밀(?)이 평생 감춰질수는 없는 일이었다. 누군가 "너가 티라노사우르스야"라고 말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자신이 가족과 다르다는걸 깨닫는 날이 올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너무도 일찍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찾아오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몰랐다.  

하트와 라이트는 숲속에서 놀다가 '우는 아이 잡으러 왕턱이 온다. 몸은 울퉁불퉁 이빨은 뾰족뾰족' 이라는 무서운 노래를 듣게 되는데, 그 노래를 부른 동물이 하트를 보고 겁에 질려 달아나게 된다. 라이트는 노랫말의 왕턱과 하트가 닮은거 아니냐며 놀리는데  하트는 그 말이 참 싫었다. 아마도 은연중에 형과 자신이 닮지 않았다는걸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사건은 시작이었고 더 큰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 우연히 티라노사우루스 무리가 사냥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한번도 육식 동물을 보지 못한 하트에게 같은 종족을 죽이고 먹는 모습은 충격일수밖에 없었고 눈물 콧물 짜내며 도망치려고 하지만 결국 들키고 만다. 사냥 무리는 같은 육식동물임에도 맛있는 초식공룡의 풀 냄새가 나는 하트에게 호기심이 동했고 괴롭히려고 했는데, 우두머리격인 바쿠의 중재로 다행히 하트는 도망칠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재미난 존재를 그냥 둘리 없는 티라노사우루스는 몰래 뒤를 쫒았고, 초식 공룡과 어울리는 하트를 보고 더 흥미롭게 생각하고 괴롭히기 시작한다.

방금전까지 덜덜 떨던 하트였지만 동생을 죽이려고 하는 적 앞에선 숨겨진 힘과 육식동물로서의 본능을 찾게 된다. 약했던 하트가 적과 용감하게 맞서고 꼬리를 물어 떼내는데, 그 꼬리를 꼴딱 삼키더니 "고기가 맛있어"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제서야 하트는 자신이 엄마와 라이토와는 달리 고기를 먹어야만 살수있는 티라노사우르스 라는걸 처음으로 인정하게 된다. 풀이 맛 없었던 것도, 고기를 먹지 못해 힘이 세지 못한 것도, 뾰족한 이빨이 나 있는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트는 엄마와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채 출생의 비밀로 가슴 아파하며 혼자 길을 떠나게 된다. 혹시라도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엄마를 죽일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런줄은 꿈에도 모른채 엄마는 하트에게 줄 열매를 가득 따놓고 기분 좋게 기다리고 있다.

 

가족 곁을 떠나 홀로 살아가고 있는 하트는 육식공룡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힘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뛰어난 사냥실력을 통해 혼자 먹이도 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공룡 알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초식공룡 안킬로사우르스가 들어있었고 하트는 고 녀석 맛나겠네 라며 군침을 흘리게 된다. 그런데 이 아기공룡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공룡인 하트를 아빠라고 여기고, 자신의 이름이 '맛나'라고 오해하게 된다. 천진난만한 아기 공룡때문에 하트는 이래저래 난감해 하고 귀찮아 하지만 어느새 진짜 아들처럼 여기며 보호해준다. 자신의 엄마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비록 본성도,종족도 달라 아슬아슬한 관계가 유지되지만 엄마도,라이토도,하트도,맛나도 서로를 진짜 가족으로 여기게 되는 과정이 가슴 따뜻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바쿠가 하트의 친아빠라는 설정으로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데, 비록 피는 다를지라도 함께 사랑을 나누고 진심어린 마음이 있다면 그게 바로 가족이지 않나 라는걸 깨닫게 해준다. 아이들이 보기엔 조금 잔인한 장면이 몇개 정도 있지만 귀엽고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기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맛나가 무척 귀여웠는데 이런 아기 공룡이라면 하트가 마음을 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 아빠 하면서 졸졸 따라다니고, 아빠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말하는 이 귀여운 아기를 잡아 먹진 못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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