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 X-men: First Cla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엑스맨》시리즈의 프리퀼이 나왔다. 맨 처음에는 프리퀼인줄 모르고 왜 휴잭맨이 안 나오고 제임스 맥어보이가 나오나 싶었는데, 찰스 자비에 교수와 에릭 랜셔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친구였다가 적이 된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지는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나온 엑스맨 시리즈를 다 봤는데 이 영화가 가장 흥미로웠고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드높이는데 일조했다. 울버린 중심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찰스 교수와 매그니토의 인연에 대해 잘 풀어놓으니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전에 나온 엑스맨 시리즈에서 보였던 둘의 관계를 복기해보니 과거 친구였었다는 설정만 있었지 그렇게 끈끈해 보이지 않았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이렇게나 친했던가 싶었다. 그래서 서로를 믿고 함께 해나간 두 친구가 결국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매력적인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한 찰스는 텔레파시 능력이 있는데 자신의 재능을 부끄러워 하거나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자신의 집에 침입한 미스틱을 만나며 자신과 같은 돌연변이가 있다는것에 기뻐하던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전자학을 공부하며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 젊은시절의 찰스는 프로페서 X가 보여준 모습과는 정반대인데 유쾌하고 재미있으며 여자들에게 작업을 거는 등 혈기넘치는 청년의 모습 그 자체이다. 이런 찰스가 나중엔 돌연변이들을 모아 교육시키고 지도자로서의 근엄하고 자상한 모습으로 변하는데다 대머리가 되다니..극중에서 젊은 찰스는 탈모에 대한 유머를 하는데 이때부터 대머리가 되리라는 예상을 했었나보다. ^^; 

이렇게 찰스가 바쁘고 에너지 넘치는 시간을 즐기는 동안 훗날 매그니토가 되는 에릭 랜셔는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청년이었다. 그의 삶이 꼬이기 시작한건 유대인 태생인 그가 나치에 끌려가면서 부터이다. 그곳에서 어머니와 강제로 헤어지게 되자 그 과정에서 의도치않게 숨겨져있던 초능력을 발산하게 되었고, 이 모습을 세바스찬 쇼우가 보게 되면서 불행이 시작됐다. 세바스찬 쇼우는 주변의 에너지를 흡수해 다시 방출하는 능력을 가진 인물로 돌연변이가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라 믿는 위험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에릭의 능력을 끄집어내려고 하는데, 분노가 있어야 가능하다는걸 알자마자 에릭의 어머니를 죽인 것이다.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에릭의 가슴속에는 쇼우에 대한 적개심만이 남게 된다.   

이런 배경을 지니고 있는 에릭에게 심정적으로 연민과 함께 공감대가 형성됐다. 거기다 인간에 의해 다시 한번 배신을 당하게 되며 결국 그토록 경멸하던 세바스찬 쇼우와 같은 길을 가게 되는 에릭의 모습에 더 안타까움을 느꼈다. 나 같아도 그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인간을 용서하고 이해하려는 것보단 일단 화가나고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 에릭의 결정에 찰스는 어떻게든 마음을 되돌리려고 하지만 이미 상처는 너무 깊었고, 그만큼 분노는 컸다. 그나마 찰스로 인해 에릭에겐 행복하고 따뜻한 순간을 느낄수 있었고 생각의 변화도 있었지만 결국 다른 길을 가게 된건 둘이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은 달랐기 때문이다. 똑같은 돌연변이 능력을 가졌음에도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찰스 자비에와 극한의 상황에서 불우한 시절을 보낸 에릭은 같은 상황을 대하면서도 다른 결정을 내릴수밖에 없었다. 찰스처럼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기엔 에릭의 가슴엔 따뜻함 보단 고통스러운 기억이 더 많이 함께 있었으니까 말이다.

파란 피부로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사람의 모습이라도 완벽하게 변할수 있는 미스틱의 이야기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찰스로 인해 더 이상 음식을 훔쳐먹지 않아도 되고 친한 친구이자 가족이 생기게 된 미스틱의 어린 모습은 정말 귀여웠는데 성인이 된 그녀에게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외모였다. 파란 피부와 노란 눈이 싫은게 당연했는데, 그래서 평소에는 금발의 예쁜 여자로 변신을 하며 살았다. 찰스 외에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사랑을 느끼는 듯 했지만, 찰스는 그녀를 친구이자 가족으로만 대했다. 사랑받고 싶은 여성으로서의 삶을 망쳐버리게 한 파란 피부를 그녀는 끔찍히 싫어할수밖에 없었고 고치기를 바랬는데, 유일하게 에릭만이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해줬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고 징그러운 파란 피부를 가졌지만 에릭은 진심으로 그 모습 자체를 좋아해줬다. 찰스에게서조차 한번도 듣지 못한 그 말을 해준 에릭이었기에 미스틱은 그와 함께하는 삶을 택하게 된다. 그동안 보여진 미스틱은 인간병기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속에서 보여진 그녀의 모습은 훨씬 인간적이었다. 앞으로 엑스맨 시리즈를 볼때마다 울버린과 친구들 대신 찰스,매그니토,미스틱의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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