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스 - Killers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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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 최근에 개봉한 탐 크루즈,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나잇&데이'가 저절로 떠올려진다. 개봉 시기의 차이도 별로 없고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보자마자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위험한 직업을 가진 남자때문에 생전 처음으로 총도 쏘고 모험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나잇&데이'가 생각났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잇&데이'에 한표를 주고 싶다. 재미면 에서도 배우들의 궁합 면에서도 '킬러스'보다는 훨씬 나았다. 이 영화도 분명 부담없이 보기에는 괜찮지만 보고나서 '재밌었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각광받고 있는 캐서린 헤이글과 꽃미모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애쉬튼 커처가 커플로 등장한다. 예고편에선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별로라고 느꼈던건 애쉬튼 커쳐가 동안이라서일까? 실제로 둘은 78년생 동갑내기인데 캐서린 헤이글이 더 나이들어 보인다. 덕분에 연인 느낌이 덜 났고, 촘촘하지 않은 이야기도 상황에 몰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첫눈에 반한 남녀가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너무 성급했던터라 로맨틱한 느낌이 덜 했던것도 한 몫 했다.   

젠(캐서린 헤이글)은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위해 부모님과 함께 프랑스 니스로 갔다. 자발적으로 가기 보다는 부모님에 의해 끌려왔다고 해야 맞는데, 아마도 그녀는 혼자 있고 싶었을 것이다. 하물며 닭살 애정 행각을 보이는 부모님의 과도한 걱정은 젠을 더 지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훌륭한 외모의 스펜서(애쉬튼 커처)를 본 순간, 우울한 여행은 핑크빛으로 물들었고 자신을 찬 전 남자친구는 아예 생각도 나지 않게 됐다. 잘생긴 얼굴과 믿어지질 않는 완벽한 몸매를 지닌 남자가 자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오는데 누군들 안 그러겠는가.  

하지만 젠은 몰랐다. 매력적인 이 남자의 정체가 바로 킬러 였다는 것을. 그런데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스펜서를 포기하지는 않았을 것같다. 스펜서 또한 킬러 일을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은터라, 젠에게 밝혀도 둘 사이의 관계는 변함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펜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젠과 결혼한다. 킬러 일을 그만뒀기 때문에 굳이 지난 일을 밝힐 필요도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이제 이들에겐 행복한 결혼 생활만이 남은 듯이 보였다. 친한 친구라고 여겼던 직장 동료에게 죽을 뻔 하기 전까지는.   

누군가의 사주에 의해 스펜서 주변 인물들은 그를 죽이려고 혈안이 된다. 죽이면 거액의 몸값을 받기 때문인데, 덕분에 스펜서는 자신의 정체를 젠에게 밝혀야만 했다. 평범한 사람이 킬러들에 의해 위협을 당하고 집안 곳곳에 총을 숨겨두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친절한 이웃들이 총을 들고 스펜서를 죽이려는 상황은 지루했던 전반부를 보상할만큼 재미있는 아이디어 였는데, 아쉽게도 그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일단 스펜서의 킬러 생활과 조직에 대해 자세히 나왔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가 보인 킬러 생활이라고는 젠과 만나기전 배위에서 벌이는 잠깐의 싸움이 전부였다. 그래서 스펜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을 했는지, 그가 조직을 떠난 일로 갈등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알수 없어 뒷부분의 상황(스펜서가 킬러들의 표적이 되는것)이 긴장감이 덜했다.  

그리고 젠의 캐릭터가 아쉬웠다. 그녀의 역할은 전직 킬러 남편의 정체를 알자마자 징징거리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임신 때문에 그런걸까?) 남편은 죽을 위험에 처해있는데도 옆에서 그러니, 다른 민폐 여주인공과 뭐가 다른가 싶다. 아니면 스펜서가 화려하고 시원한 액션을 보여주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액션 흉내만 내고 있고 비중도 크지 않다. 그러면 로맨틱 코미디의 느낌을 잘 살렸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차라리 한 장르에 충실하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줬더라면 더 나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래도 후반이 전반보다는 나았는데, 스펜서를 죽이려고 한 사람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은 정말로 코미디 였다. 그것도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이유여서 더 맥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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